김남일 경북도 공무원의 독도 이야기 "국민 여러분, ‘독도 7시26분’입니다"

독도실록 산 증인들의 헌신과 열정의 기록

2018-10-25 11:14:20 게재

고(故) 김성도 이장의 삶과 애환 조명

김남일(경북도 재난안전실장)의 독도 사랑은 끝이 없다. 그를 아는 주변 사람들은 열정과 실천 활동력이 독도 바다만큼 넓고 깊다고 평가했다. 김남일 실장은 한국 최초의 독도 이장 고(故) 김성도 선생이 지병으로 세상을 뜬 21일, 책 한권을 영정 앞에 올렸다. 고인의 명복을 비는 날 김성도 선생의 삶과 애환이 담긴 독도 실록 ‘독도 7시26분’은 세상에 태어났다. 김 실장은 독도 실록의 산 증인들의 헌신과 열정을 책에 담아 출간했다.

김남일 경북도 재난안전실장(왼쪽)과 고(故) 김성도 이장.


그를 아는 지인들은 “김남일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열정적인 공무원”이라고 평가 한다. 창의력과 아이디어, 실행력은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역사속 인물과 흔적을 과감히 발굴해 현재와 미래의 삶으로 조명시키는 탁월한 능력의 소유자다.

김남일이 펴낸 ‘독도 7시26분’(김남일 이소리 외 18인/휴먼앤 북스)은 독도지킴이 운동에 헌신한 이들의 숭고한 기록이다. 일본의 침탈 야욕에 맞선 영토수호의 나날들을 생생하게 기록했다.

영원한 독도인 김성도는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이장이다. 1991년 주민등록을 독도에 옮기고 부인 김신열 여사와 함께 살았다. 김성도 선생은 월남전에 참전한 국가유공자다. 1965년 독도 최초의 민간인 고 최종덕 씨와 함께 울릉도에서 조업하면서 독도와 인연을 맺었다.

김성도 이장 가족과 함께


고(故) 김성도 선생의 외손자인 김환(포항 두호고교)군의 글도 눈에 띈다. 김 군은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사시는 우리 땅 독도’라는 제목의 글에서 “어린시절 독도는 그저 나의 외갓집이었다. 가기 불편했지만, 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신 곳에 간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들떴다. 역사 공부를 하면서 점차 독도가 할아버지 할머니가 살고 계시는 외갓집이 아닌 우리가 지켜야 할 땅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독도 7시26분’은 2005년 일본의 도발에 맞서 경북도가 발표한 독도 지키기 종합대책(일명 안용복 프로젝트) 산물로 태어났다. 그동안 독도지킴이팀, 독도를 지키고 사랑한 선후배들의 뜨거운 투쟁과 노력, 향후 전망을 고스란히 모아서 기록했다. 필자들이 현장에서 촬영하거나 국내외에서 발굴한 200여점의 사진들은 기록물로서 책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1부는 독도의 역사와 한일간의 쟁점을 다루고, 2부는 독도의 생태 현황와 보존 방안을, 3부는 독도를 지켜온 이들의 삶과 향후 전망을 조명했다.

독도는 한국에서 공식적으로 해돋이가 시작되는 곳이다. 1월1일 기준 일출 시각이 오전 7시26분이다. 가장 먼저 해가 뜨는 독도의 시각((時刻)을 제목으로 뽑은 충분한 이유가 있다. ‘독도 7시26분’을 읽다보면 한편의 영화를 보는 흥미를 자아낸다.

독도에서 치른 광복절 행사


2000년 독도박물관에 대한 정부 지원이 끊기자, 노무현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을 찾아가 예산지원을 약속 받은 사실, 2008년 국정감사에서 독도에 관한 국가 기밀정보의 사전 유출 요구를 거절했다 파면 위기에 처했던 김종호 前 경북 독도정책과 팀장의 후일담 등 생생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전국 각지의 중학생들이 독도에서 문무대왕릉까지 동해영토체험에 참가한 행사나, 2012년 내일신문과 최초로 수토사(搜討使)를 재현하고자 대학생들과 함께 추진한 독도 탐방 등 다양한 에피소드를 수록했다.

저자 김남일은 독도에 대한 대응방안과 관련 정책을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 독도는 중앙과 지방의 손발이 맞지 않는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단적으로 우리는 총리실 정부 합동 독도영토관리대책단이 10개 부처의 참여 아래 정책을 조율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회의는 울릉도 현지에서 개최된 사례가 단 한 번도 없다는 것이다. 관련 부처 담당국장들 대부분 독도에 가본 적이 없다.

반면, 일본의 경우 내각 영토주권대책 기획조정실과 시마네현이 유기적으로 공조하면서 정부각료급 인사들이 우리 정부 인사의 독도 방문에 일일이 항의하는 등 일관된 대응방침을 유지하고 있음을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남일 경북도 재난안전실장

김남일은 독도수호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울릉도 주민들의 삶과 연계된 정책을 주문했다. “독도는 울릉군민들의 삶과 떨어져서는 안된다. 그들의 살아있는 현장의 목소리가 존중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들의 지속적인 삶이 보장되어야 만 독도의 기록도 영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남일은 “울릉도 군민들의 지속가능한 삶과 함께하는 독도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김남일 실장의 독도 사랑은 독도 바다만큼이나 깊고 넓다. 독도수호 의지가 동해의 작은 섬을 지키는 일을 넘어 우리나라를 21세기 해양민국으로 만들기 위한 전제조건임을 강조한다. ‘거꾸로 세계지도’에는 지난 10년 동안 김남일 실장의 탄탄한 경험과 연구조사에 근거한 치밀한 해양전략을 뒷받침하고 있다. 김 실장은 “독도를 포함한 동해바다를 지키는 일은 곧 우리나라를 21세기 세계사를 주도할 해양민국으로 만드는 길입니다” 독도 지킴이와 독도 수호 최전선에 서 있고자 하는 김남일의 삶의 철학이 배어나온다.

전호성 기자 hsje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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