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탱고동호회, ‘땅고 부엘로’
마음이 따뜻해지는 춤, 함께 추실래요?
정열의 춤 동작을 상상하며 방문한 탱고 동호회 ‘땅고 부엘라’를 찾았다. 그러나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은은한 선율에 맞춰 우아한 동작들을 하는 회원들의 모습은 처음엔 낯설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빠져들게 만들었다. 더욱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탱고는 극히 일부분이며 정통 탱고는 우리나라의 한과 같은 정서를 지닌 삶의 희로애락이 담겨있다는 설명을 듣고 나니 오히려 그 잔잔한 울림에 가슴이 따뜻해졌다.
매주 일요일 오후, 함께 모여 탱고를 추며 인생의 즐거움과 고민들을 함께 나누는 25명의 ‘땅고 부엘라’ 회원들이 전하는 탱고의 매력을 소개한다.
‘탱고’, 서로를 위로해 주는 춤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인 탱고는 파트너와 함께 호흡하며 추는 춤이다. 이수진 강사는 “아르헨티나에서 시작된 탱고는 1개의 심장, 4개의 다리라는 말처럼 두 사람이 교감하며 추는 춤입니다. 남녀가 함께 추는 춤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탱고는 아르헨티나의 소외계층이었던 남성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힘든 삶을 서로 위로하기 위해 추기 시작한 춤입니다”라며 탱고는 상대방을 위로해주는 춤이라고 소개했다.
주말이면 경남 창원에서 이곳을 찾는다는 김민식(44세ㆍ경남 창원)씨는 “우연히 밀롱가 파티(탱고 파티)에 참석하기 전에는 탱고하면 카바레만 떠올렸어요. 하지만 그날 제가 본 탱고는 절대 그런 춤이 아니더라고요. 그날 이후 탱고의 매력에 빠진 지금은 5시간이 넘어도 이곳을 찾아 탱고를 배우고 회원들과 함께 춤을 추고 있습니다. 이렇게 주말에 탱고를 추고 나면 정서적으로도 좋고 무엇보다 즐거워 또 한 주를 활기차게 보낼 수 있어요”라며 먼 거리도 절대 막을 수 없는 탱고 사랑을 전하며 웃음 지었다.
자연스러운 체형 교정으로
평소 걸음걸이도 달라져
5년 경력의 성찬원(48세ㆍ상현동)씨는 탱고를 추고 나서 달라진 점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신체 밸런스가 맞게 되면서 일상생활에서 바른 자세를 유지하게 되고 평소 불편했던 어깨통증도 사라졌다고 탱고의 장점을 소개했다. “탱고의 80%가 음악에 맞춰서 기분 좋게 걷는 동작이에요. 어떤 사람들은 그게 무슨 춤이고 운동이냐고 말하지만 바른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집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걸음걸이부터 바르게 된답니다.” 옆에 있던 이수진 강사는 탱고는 인생의 가장 마지막에 추는 춤이라고 불릴 만큼 걷기 위주의 춤으로 신체에 무리가 없으면서도 인생의 희로애락을 담은 춤이기 때문에 중장년층에게 좋은 취미활동이라고 덧붙였다.
김민식씨 또한 교통사고로 좋지 않았던 무릎이 탱고를 추며 많이 좋아졌다며 나이 때문에 탱고 배우기를 망설인다면 그럴 필요가 없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삶의 활기를 채워주는 춤, 탱고
이곳 ‘땅고 부엘라’는 두 명의 여성 강사가 탱고를 아카데믹하게 가르치는 것으로 입소문 나있다. 탱고의 발상지인 아르헨티나의 본토 발음인 땅고를 사용할 만큼 정통적인 탱고를 가르치는 이곳에서는 자세한 설명과 함께 동작 하나하나를 따라하다 보면 탱고의 정통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회원들의 설명이다.
이제 1년 남짓 동호회 활동을 한 양정인(44세ㆍ신봉동)씨는 탱고는 다른 춤과 견주어 대중적인 성격이 좀 더 강한 춤이라며 춤출 수 있는 장소만 있다면 고정 파트너가 없어도 함께 호흡하며 운동할 수 있는 춤이어서 좋다고 말했다. 또한 상대방의 춤 흐름을 읽고 그에 맞춰 동작을 해야 하기 때문에 서로를 배려하는 따뜻한 춤이라며 이것이 탱고의 장점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성창원씨는 최근에는 분당과 수지 쪽에 많은 탱고 동호회와 밀롱가 파티가 열리고 있는 이유는 복잡한 사회생활에서의 스트레스와 외로움을 서로 보듬어 줄 수 있는 역할을 탱고가 해주기 때문이라고 귀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