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아이들의 현대 판 시지프스의 돌 - 내신.. 그 대응책은?

2018-11-01 09:50:52 게재
바야흐로 기말고사 시즌이 돌아온다. 우리네 아이들은 올해 마지막 시험이라는 일념 하에, 칼을 갈고 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강사로써 그런 아이들의 비장한 눈을 보고 있자면 많은 생각이 든다. 이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마치 시지프스가 짊어진 돌과 같은 계속되는 굴레에서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다양한 내신과목 중 오늘은 영어를 가지고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중계동 주요학교 기준으로 영어시험지를 분석하면, 어법부분이 서술형 문항을 포함하여, 50퍼센트에서 많으면 70퍼센트에 육박하는 학교가 있고, 따로 단어를 내줘 시험을 봐야 하는 부분이 20퍼센트, 지문유형을 잘 분석하여, 지문을 뒤섞어서 순서 배열하는 부분이나, 지문 속 요지 나 주제등을 찾아 문제를 푸는 문제가 30퍼센트에서 40퍼센트, 단어 부분 대신 지문 속 빈칸을 뚫어, 그 빈칸 속 문장을 넣는 문제나 혹은 문장 배열하는 것이 20~30퍼센트를 차지한다.

시험범위에 해당하는 지문을 많은 시간에 걸쳐, 암기하고 되뇌면, 40~50퍼센트 가량은 맞출 수 있다. 그럼 나머지는 어떻게 할 것인가? 설상가상으로, 요즘같이 변형문제가 횡행하는 살얼음판의 내신문제를 맞이했을 때 실상 저 퍼센트 조차도 무의미할 수 있다.

대응책은 두 가지다. 해결책이 아니다. 대응책이다. 우리에게 문제를 예측할 예지력은 있지 않다. 첫 째, 나머지 부분을 차지하는 어법 혹은 문법에 관한 학습법을 익혀야 한다. 단순 암기로는 서술형이나, 객관식 어법 문제 등을 맞추기 쉽지 않다. 지문 속 문법을 하나하나 뽑아내 분해하여, 관련 문제나 이론 등을 공부해보고, 또 이 문법을 활용하여, 문장까지 만들 수 있는 학습이 되어야한다. 이 문장연습은 교과서에 있는 문장부터, 관련 문제집의 문장들까지 연결시켜 써보는 훈련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
하지만 일련의 과정은 단순히 며칠 동안 이루어 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한 두 번 관련 문제를 풀어본다고 실력이 급 향상되는 부분이 아니며, 문법들은 연결되어 있는 부분이 많기에, 평상시에도 꾸준한 학습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 부분을 간과하다보니, 오랜만에 마음을 먹고 시험이라는 전선에 뛰어들었다 기대에 못 미치는 점수를 받아 실망함으로 인해, 공부에 대한 자신감만 잃어버리고 반복되는 굴레를 벗지 못하는 슬픈 시지프스 들이 생기게 된다.

두 번째는 지문을 가지고 문제를 내면서도, 한편으로는 변형하는 부분도 난도 높게 하다 보니, 지문을 암기하는 부분만 가지고는 대응을 할 수 없다.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필자는 이를 선() 학습 후() 분석 방식이라고 부른다. 학교에서 선생님과 열심히 수업한 자료나 필기들이 있을 것이다. 본문암기를 열심히 하면서, 한 편으로는 깨끗한 새 본문을 준비해 그 수업한 자료 등을 가지고 본인이 선생님이 된 것처럼, 본문 속을 채워보며 분석을 새로 해보면, 나름의 노트가 생기게 된다. 문법이 새로이 보이고, 단어들이 기억나게 된다.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은 아마 그 본문을 배우던 순간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조금 부족하게 한 학생들은 학원 수업을 활용해 학습하고, 후에 분석을 하며 노트를 만들어 보면 될 것이다.

해결책이 아닌 대응책이었지만, 우리는 이 과정을 계속해서 해내가야 한다. 사실 학교 선생님들은 단순히 문제를 풀어내는 기계를 양산하려 하지 않는다. 당신들이 가르친 수업 내용 중에 제자들이 꼭 알아야하는, 혹은 알았으면 하는 부분을 더 강조하고 싶어 내는 문제가 사실 많다. 그러다 보니, 암기해서 풀어내는 문제보다는 조금 더 변형한 문제로 트렌드가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이며, 이제는 암기와 분석 모두를 필요로 하는 시험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모든 다른 내신대비도 이와 다른 상황은 아닐 것이다. 이제 우리는 공부 방법을 다양화, 다각화 하여 이에 대응하여야 한다. 그건 마치 시지푸스가 다시 내려올 것을 알고도 돌을 위로 옮기는 것처럼 꾸준히 해야 한다. 이 대응책이 해결책이 될 때까지 말이다. 이제 2018년도 달력이 두장 남았다. 꾸준히 묵묵하게 도전하고 또 도전하자. 2018년의 마지막 결실은 여러분의 것이 될 것이다.

김원기
KET 전국 영어 경시대회 출제위원
전 위키피플 EBS 영어부 출제위원
현 유웨이 진로진학컨설팅 1급 자격
현 한코리아 번역봉사단 단장
현 엘리트영어학원 원장
김원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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