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러시아 S-400 방공시스템을 구매하면서 달러가 아닌 루블화로 결제한다. 러시아 관영 통신사 RT는 1일 러시아 부총리 유리 보리소프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RT에 따르면 이같은 결정은 러시아가 달러체제에서 탈피하려고 노력하는 와중에 이뤄진 것이다. 러시아는 국제 무역과 거래에서 달러를 우회하는 대안을 찾고 있다. 지난달 초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경제의 안전과 안보를 위해 달러의 역할을 제거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푸틴은 '러시아를 달러 결제 시스템에서 제거하고 러시아 국채를 또 다른 경제제재 대상으로 삼을 것'이라는 미국의 위협이 제기되자 그같은 언급을 했다.

인도 정부는 최근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10월 초 러시아와 인도는 54억달러 규모의 S-400 방공시스템 공급에 합의했다. 인도는 또 러시아의 T-14 아르마타 탱크와 유도미사일을 장착한 소형 구축함 등을 구매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러시아와 합작해 잠수함과 차세대 전투기를 생산하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S-400은 적의 항공기와 미사일에 대항해 핵심 인프라 시설과 군사거점, 탄도미사일 발사대 등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을 방어하기 위해 고안된 장거리 대공 시스템이다. 최장거리 400킬로미터 밖에 위치한 대공 목표물을 격추시킬 능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백악관은 인도가 러시아산 무기를 구매할 경우 '국제은행간 통신협정'(SWIFT)에서 배제하는 등 강력한 제재를 가하겠다고 위협했지만, 최근 '인도가 F-16 전투기를 구매한다면, 러시아제 S-400을 사더라도 제재를 유예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금융매체 제로헷지는 1일 "미국이 인도-러시아의 루블화 결제를 눈감아 주기로 한 것을 보면 달러 지배에 대한 저항이 점점 위협적인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을 깨닫기 시작한 것처럼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