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쇼핑축제 전략세우기 바빠

2018-11-07 10:29:09 게재

광군제 중국 소비자 공략 … 블랙프라이데이 해외직구 맞대응

중국 최대 쇼핑축제인 광군제과 미국 최대 할인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국내 유통업체가 분주하다. 광군제 시기에는 중국 젊은이들에게 국산제품을 팔 수 있는 기회이지만 블랙프라이데이에는 해외직구에 눈을 돌리는 국내 소비자들의 눈길을 잡아야하는 이중과제에 놓였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광군제(11월 11일)는 중국 젊은이들 사이 '독신자의 날'로 여겨지면서 중국 최대 쇼핑 축제로 자리 잡았다.

2009년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자회사 타오바오몰을 통해 대규모 할인행사를 하면서 시작됐다. 지난해 알리바바 광군제 당일 매출은 1682억위안(약 27조원)에 달한다. 2009년 개최 당시 매출이 5400만위안(약 88억원)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10년사이 매출이 3000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올해 매출은 30조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유통업계에도 최근에는 광군제가 대목으로 떠올랐다. 11월은 국내 유통업계에게 전통적인 비수기다. 하지만 광군제가 생기면서 국내 유통업계도 이를 활용한 행사를 적극 펼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10일까지 '광군제 예열 이벤트'를 진행한다. 행사 기간 동안 이용자들이 단 댓글 수에 따라 광군제 당일 할인 브랜드 수를 결정한다. 댓글이 1만8000개 이상 달릴 경우 최대 11개 브랜드에 걸쳐 할인행사가 열린다.

신라면세점도 광군제를 맞아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서울점에서는 11일까지 중국인을 대상으로 11% 할인 상품, 1+1 상품을 준비했다. 행사 기간 동안 매일 오전 11시에 111명에게 선불카드를 증정한다.

신라인터넷면세점 중국몰에서는 광군제를 맞아 10일까지 당일 사용 가능한 적립금 111달러 및 적립금으로 교환할 수 있는 '신라 홍바오' 111개를 매일 증정한다. '홍바오'는 세뱃돈 등을 담는 붉은 봉투를 뜻하는 중국어로, 온라인상에선 적립금이나 현금으로 교환 가능한 사이버머니를 말한다.

신세계면세점은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오는 11일까지 111달러 상품과 11달러 상품을 함께 구매할 경우 111위안 상당의 알리페이 홍바오를 제공한다.

이베이코리아의 역직구 사이트인 G마켓 글로벌샵도 11일까지 한국 상품을 최대 70% 할인하는 '메가G' 행사를 연다. 11일까지 중국 최대 국제 특송업체 SF 익스프레스와 함께 중국 타이완 홍콩 마카오 등 중화권을 포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배송비를 84%까지 할인하는 혜택도 마련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광군제는 중국 소비자들과 불가분 관계에 있는 국내 면세업계 입장에선 놓칠 수 없는 대목 중 하나"라고 말했다.

반면 블랙프라이데이(11월 23일)는 국내 유통업계 입장에서는 해외직구로 눈을 돌리는 국내 소비자를 잡아야 하는 행사다.

국내 유통업계는 블랙프라이데이 해외직구보다 국내 쇼핑이 더 싸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이 조사한 해외직구 품목 가격 비교 조사를 보면 전기레인지 커피머신 청소기 공기청정기 등 주요 품목 13개 중 공기청정기를 포함한 6개 제품은 해외직구보다 국내가 최대 46.9%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활용해 신세계몰은 9~11일까지 최대 30%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는 '시그니쳐 위캔드' 행사를 선보인다. 무료배송, 역시즌 상품 제안, 11% 할인 쿠폰과 백화점 상품 20% 추가 할인 쿠폰 등을 앞세워 블랙프라이데이 해외직구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신세계몰 관계자는 "해외직구는 상품 배송 및 반품에서 어려운 점이 많다"며 "국내 온라인몰에서도 다양한 할인 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에 해외직구가 아니라도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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