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12일 7시 40분쯤 퇴근하고 집에 들어왔습니다. 중학생 딸 아이가 "엄마, 나 오늘 학교에서 많이 힘들었는데 한번만 안아주면 안돼" 하면서 저를 안아주더군요. 그러면서 "엄마 사랑해" 하길래, "엄마도 사랑해"라고 말을 건넨 뒤 씻으러 욕실로 갔습니다. 씻고 나와보니 아이가 없었습니다. 딸 아이 방에 들어가 보니 방충망이 열려 있고 커튼만 휘날리고 있었습니다. 무슨 정신으로 21층에서 1층까지 뛰어 내려갔는지 모를 정도로 황망했습니다. 조금 전까지 '사랑한다'며 안아주던 딸 아이는 차가운 아파트 화단에 누워 있었습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전 남자친구로부터 '댓글 폭력'에 시달리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여중생의 어머니가 '학교폭력 가해자 처벌을 강화해달라'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글이 누리꾼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애끓는 모정으로 학교내 '사이버불링(특정인을 사이버상에서 집단적으로 따돌리거나 집요하게 괴롭히는 행위)'이 얼마나 폭력적이고 위험한 짓인지를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신을 올해 9월 인천 남동구의 한 고층아파트에서 투신한 중3 A양의 어머니라고 밝힌 청원인은 '딸이 성적 모욕, 데이트 폭력, 협박, 신상정보 유출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글을 시작했다.

그는 "딸의 남자친구 B군은 딸보다 앞서 고교에 진학한 뒤 딸의 교우관계를 단속하며 협박했다"며 "학원 교사와 친하게 지내는 것에도 '학원 선생과 바람 피우니까 좋냐'며 상식을 벗어난 폭언을 했다"며 딸의 피해 내용을 설명했다.

또 "B군은 딸과 헤어진 뒤에도 딸이 학원 교사와 바람을 피운 탓에 헤어진 것처럼 거짓 소문을 퍼트렸다"며 "딸의 친한 친구 C양은 딸과 채팅으로 B군에 대한 험담을 나눈 뒤 딸이 쓴 글만 발췌해 B군과 주변 친구들에게 퍼트렸고 딸은 이 때문에 SNS에서 댓글폭력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A양 어머니는 특히 "B군이 학교폭력위원회에서 최고 징계점수를 받았지만 '퇴학'이 아닌 '강제전학' 처분됐고 C양은 '정학' 처분을 받는 데 그쳤다"며 교육청과 학교가 이들에게 관대한 처분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더 이상의 학교폭력 피해자가 없도록 학교가 엄중한 처벌을 해야 한다"며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바른 교육관과 기본 인성을 가르치는 학교에서 학교폭력에 대해 좀 더 깊은 고민과 관심을 갖길 바란다"면서 "점점 심해지는 '사이버불링' 'SNS폭력'으로 부터 피해 학생이 없도록 선생님, 학교폭력심의위원들이 SNS댓글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길 간곡히 부탁한다"며 글을 맺었다.

지난 2일 'SNS비난 댓글로 인해 하나뿐인 자식을 잃은 엄마입니다. 부디 끝까지 읽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올라온 이 글은 7일 오전 10시 현재 2만6212명으로부터 동의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