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관에 '환불 불가' 규정을 둔 해외호텔예약사이트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정명령을 내렸다. 해외호텔 예약사이트인 아고다와 부킹닷컴은 부당한 환불 불가 규정을 시정하라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권고를 따르지 않았다.

그러자 공정위는 21일 권고보다 수위가 높은 시정명령을 내렸다. 두 업체가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공정위가 해외호텔 예약대행 사이트 7곳의 환불불가 조항에 대해 조사에 착수한 시점은 2016년 7월쯤이다. 7곳 모두 약관에 '예약취소 시점을 불문하고 예약변경 또는 환불이 일체 불가능하다'는 식의 조항을 두고 있었다.

지난해 11월 공정위는 이 같은 조항이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소비자에게 불리해 무효라고 판단하고 아고다, 부킹닷컴, 호텔스닷컴, 익스피디아 등 4곳에 이를 바꾸라고 시정권고(나머지 3곳은 공정위 조사 기간 중 자진시정)를 내렸다. 가령 기존 '환불불가' 문구를 '예약 확정 후 변경·취소 시 환불되지 않는다. 단 체크일자까지 120일 이상 남은 경우 무료취소 가능'(인터파크) 같은 식으로 구체화하라는 것이다. 실제 호텔스닷컴과 익스피디아는 조항을 시정했다. 그러나 아고다와 부킹닷컴은 권고를 따르지 않아 시정명령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공정위의 시정명령을 받고도 60일 내에 해당 조항을 바꾸지 않으면 이들 업체는 검찰에 고발될 수 있다.

하지만 아고다와 부킹닷컴이 공정위 조치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다국적 기업인 이들 업체는 공정위에 △글로벌 시장에서 모두 동일한 약관을 사용하고 있고 △한국 시장에 적용되는 환불불가 조항이 크게 불공정하지 않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현정 공정위 약관심사과장은 "두 업체는 해당 약관이 부당하지 않다는 입장"이라며 "시정명령을 따르지 않는다면 검찰 고발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