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장 '3.1독립선언서' 필사 나선다

2019-02-15 10:56:27 게재

광복회 서울 성북구지회서 시작

이승로 성북구청장 두번째 주자

만해선양사업 단체장 동참요청

"우리는 이를 세계 모든 나라에 알려 인류가 모두 평등하다는 큰 뜻을 분명히 하고 우리 후손이 민족 스스로 살아갈 정당한 권리를 영원히 누리게 할 것이다."

이승로 서울 성북구청장이 14일 3.1독립선언서 두번째 문장을 적은 손 글씨를 사회적관계망에 공유했다. 그에 이어 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 김석환 충남 홍성군수, 이경일 강원 고성군수가 세번째 문장을 옮겨 적는다. 사진 성북구 제공

이승로 서울 성북구청장이 14일 3.1독립선언서 일부를 손 글씨로 적고 해당 사진을 자신의 사회적관계망에 공개했다. 총 35개 문장과 공약 3장으로 구성된 독립선언서 두번째 문장이다. 이 구청장에 이어 만해 한용운을 기리는 선양사업을 함께 하는 지방행정협의회 소속 단체장들이 다음 문장을 필사하게 된다.

100년 전 발표한 3.1독립선언서를 한 문장씩 손 글씨로 옮기는 작업은 13일 광복회 성북구지회에서 시작했다. 이광종 지회장이 첫 주자로 나서 "우리는 오늘 조선이 독립한 나라이며 조선인이 이 나라의 주인임을 선언한다"는 문장을 적고 다음 주자 셋을 지목했다.

그 중 첫째가 이승로 성북구청장이다. 친일·반민족 행위로 건국훈장을 박탈당한 김성수의 호를 딴 도로명 '인촌로'를 고려대로로 바꿔 친일잔재를 없애고 이름 없는 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어서다. 성북구는 2016년 지역 독립운동가 발굴·조사 용역을 진행, 일제 강점기 성북구에 주소를 둔 항일 독립운동가를 새롭게 발굴해 8명이 포상을 받는 성과를 올렸는가 하면 지난 연말에는 인촌 김성수의 호를 딴 전국 도로명 가운데 첫번째로 이름을 바꾸기도 했다.

3.1독립선언서


이 지회장은 "독립선언서 필사는 우리 독립운동사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독립운동가들의 헌신과 희생에 감사하며 진정한 독립의 이미를 되새기는 소중한 일이 될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한글문화연대와 3.1운동·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100주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요즘 글로 옮긴 원고를 근간으로 한다.

이승로 구청장은 "독립운동의 중추 역할을 한 만해 한용운 선생이 성북동 심우장으로 삶의 터전을 옮긴 이후 수많은 독립운동가가 성북구 일대로 이주해 항일운동을 펼쳤다"며 "인촌로를 고려대로로 변경하거나 지역에 주소를 둔 이름 없는 항일 독립운동가를 발굴하는 사업은 성북구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화답했다.

독립선언서 필사 참여방법


그는 "보다 많은 지자체가 의지를 갖고 동참하기를 희망한다"며 만해 한용운 선양사업 지방정부행정협의회 단체장 3명을 지목했다. 성북구와 함께 독립운동가이자 문학가인 만해 한용운을 기리고 알리는 사업을 함께 하는 지자체를 이끄는 이들이다. 만해가 태어난 충남 홍성 김석환 군수, 수행을 했던 강원도 고성 이경일 군수, 옥고를 치른 서울 서대문구 문석진 구청장이다.

지방정부협의회에는 홍성·고성·서대문구와 함께 만해가 출가하고 수행했던 강원 인제와 속초, 입적한 성북까지 6개 지자체가 소속돼있다. 이들 지자체는 매년 봄과 가을 만해와 가곡 선구자의 모델인 독립운동가 김동삼의 연을 담은 뮤지컬 심우 공연을 하고 8월이면 광복절을 기념해 만해 순례길 대장정을 떠난다. 한용운 탄생 기념 만해통일문학축전, 추모 예술제 등도 이어가고 있다. 이 구청장 지명을 받은 단체장들은 48시간 안에 3.1독립선언서 한글본과 세번째 문장을 필사한 사진을 첨부한 게시물을 사회적관계망에 공유하게 된다.

한편 이승로 구청장과 함께 종암동에서 '절정' '청포도' 등을 발표한 항일운동가 시인 이육사 선생의 딸 이옥비 여사, 경북 안동에서 만세시위를 주도한 김병우 선생 후손이자 9대 독립기념관장을 역임한 김능진 충남대 명예교수가 두번째 문장 주인공이 됐다.

김 교수는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인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 애국지사이자 여성 비행사였던 권기옥 지사의 아들 권 현 광복회 이사, 이종호 광복회 강원지부장을 다음 주자로 지명했다. 그는 "독립선언서가 100년 전 그때처럼 방방곡곡에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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