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제물포터널' 환경오염 우려

2019-04-08 11:32:13 게재

환경평가 위반, 물고기폐사

서울시 등 관리 소홀 비판

대규모 지하 개발 사업인 '서울제물포터널' 공사에 따른 환경오염 우려가 또다시 제기됐다.
시멘트처럼 딱딱하게 바닥이 굳어진 여의샛강. 사진 염형철 환경운동가 제공


5일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파크센터 인근 서울교 아래 여의샛강에서는 때 아닌 준설 공사로 분주했다. 염형철 환경운동가(전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는 "서울제물포터널 2공구 지역을 공사 중인 건설사 A가 여의샛강으로 돌가루 등이 섞인 방류수를 내보내면서 강 흐름이 끊길 정도로 퇴적토가 쌓이는 등 환경훼손이 벌어지고 있다"며 "더 큰 문제는 뒤늦게 대책이랍시고 준설 작업을 하고 있는데 오탁방지막도 제대로 설치하지 않고 공사를 해 산란철을 맞아 올라온 잉어들이 곳곳에서 죽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A건설사 측은 "여의샛강에 쌓인 퇴적토들은 우리 공사장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라며 "법적 기준에 맞춰 방류수를 처리하고 있고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만 퇴적토들이 문제가 되니 서울시와 3월 중순 정도 협의를 해 치우기로 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 사업장은 수질자동측정망(TMS)부착 의무 대상이 아니다. 때문에 환경영향평가 협의 내용 준수 여부는 한강유역환경청의 비정기적인 사업장 지도점검이나 사후환경영향조사를 할 때 확인하는 방법 밖에는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서울 여의샛강 곳곳에서 물고기들이 죽어 가고 있다. 사진 염형철 환경운동가 제공

서울제물포터널 승인기관인 서울시 측은 "터널 공사 현장에서 나온 퇴적토와 일반 퇴적토는 육안으로 구분이 되는데, 현장에서 봤을 때는 터널 공사장에서 나온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며 "며칠 내로 퇴적토들은 치워질 것이고 방류수 등을 추가로 수질오염 여부를 측정해도 특별한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제물포터널 사업에 따른 환경오염 우려는 이 뿐이 아니다. 서울제물포터널사업 환경영향평가 협의 의견에 따르면 터널폐수처리시설 방류수 수질 기준은 부유물질(SS) 10.0mg/L이하, 총질소(T-N) 4.0mg/L이하 등이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사후환경영향조사 결과, B건설사가 담당하는 1공구 지역에서 SS가 48.0mg/L(목동종합경기장 서문 근처), T-N이 5.543mg/L(양천구 신월동 452-3 인근)를 기록하는 등 수질 기준을 최대 3배 이상 초과했다.

한강유역환경청은 "현행법상 해당 사업장 점검 주기가 정해진 것은 없다"며 "지난해 4월 점검 시에는 특이사항을 발견 못했지만 문제가 생긴 만큼 서울시와 협의해 되도록 빨리 현장 점검을 나가겠다"고 말했다.

염형철 환경운동가는 "A건설사 유출구에서 나오는 방류수 탁도는 처음 문제제기를 했을 때보다 육안으로 보기에도 확연히 좋아졌다"며 "정부에서 조사를 나올 시점에는 이미 방류수 수질 기준에 적합한 상태로 바꿀게 분명하므로 소용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당장 물고기가 죽어가는 데 현장에 나와 달라는 요청 전화를 해도 과거에 공문을 보냈고 본인 업무가 아니라는 공무원들 태도에 황당했다"며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 정부 기관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서울제물포터널 사업은 서울 양천구 신월동(신월IC)부터 영등포구 여의도동(여의대로, 올림픽대로)까지 7.53km 구간에 왕복 4차로 지하터널을 건설하는 것이다. 총 사업비 약 4500억원 규모의 민간투자사업으로 1공구는 B건설사가, 2공구는 A건설사가 담당한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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