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폐기물 연내 처리 '빨간불'
국회서 개정안 표류중, 16일 논의서 또 제외 … 민생외면 비판 목소리
지난 2월 정부가 발표한 전수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국 불법폐기물은 약 120만3000t이다. 본디 2022년까지 처리하기로 했지만 국제신인도 하락 등 피해가 커짐에 따라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은 연내까지 앞당겨 해결할 것을 지시했다. 그만큼 문제가 심각하다.
불법폐기물 처리를 위해 추경도 필요하지만 제도적 보완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국무조정실은 지난 2월 불법폐기물 관리 강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시설 증설 없이 소각 처리 가능량을 늘려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전국 불법 폐기물 중 가연성은 52.8%(약 63만6000t), 건설폐기물 등 불연성은 47.2%(약 56만7000t)다.
문제는 소각장으로 들어오는 폐기물 중 상당 부분이 불연성이라는 점이다. 불연성 폐기물이 많이 들어올수록 소각용량이 줄기 때문에 불법폐기물 처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민간 소각시설 폐기물처리량은 허가용량을 초과하고 있다. 2017년 기준 민간 소각 시설 폐기물처리량은 약 109%다. 2017년 11월 서울동부지검은 폐기물소각업체 8곳을 과대소각 혐의로 기소한 적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2018년 5월)과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2018년 9월)은 관련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폐토사나 불연물 등이 소각폐기물로 혼합·반입될 경우 이를 선별·분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즉, 가연물만 소각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하지만 관련 업계 간 이견이 팽팽하고 국회에서도 지난해 11월 환경소위에서 논의 된 뒤 이렇다 할 진척이 없는 상태다. 15일 국회 관계자에 따르면 16일 열리는 환노위 법안 소위 논의 대상에서도 빠진 상황이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불법폐기물 처리를 위해서 소각처리량 확대가 시급하다"며 "소각장 신설을 반대하는 의견이 많은 상황에서 기존 설비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 소장은 또 "소각처리량 확대 외에도 소각료 합리화 문제 등 소각업계와 건설폐기물업계는 상생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간 소각업계 반입폐기물 중 불연물 일정량을 재위탁할 수 있게 되면 5개 소각시설을 새롭게 짓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해 4~8월 사업장폐기물 소각시설에 대한 불연물 반입 및 소각 잔재물 발생 현황을 조사·분석한 결과, 소각로 투입량 중 불연물은 평균 26.7% 수준이다. 소각재는 소각량 대비 약 26% 발생되지만 건설폐기물 등 일부 반입 폐기물 중 불연물은 32~35%로 높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