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쓰레기 없는 여름휴가 보내기
매년 휴가철은 전국의 주요 계곡과 해수욕장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 기간이다. 산과 계곡, 바다 곳곳이 무더운 열기를 식히려는 피서객들로 붐빈다. 그래서 이맘때면 단골메뉴가 피서지 쓰레기 무단투기와 피서객들의 도덕성 실종에 대한 언론 보도다.
지난해 여름 휴가철만 해도 10개 시·도에서 부과한 과태료가 2억8987만 원에 달했다. 올해도 많은 사람들이 유명 계곡과 해수욕장 등을 찾을 게 분명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피서지 쓰레기 문제로 비상이 걸렸다.
쓰레기 문제는 이제 여행 트렌드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자원순환에 대한 의식이 높아지면서 환경을 생각하는 착한 여행을 추구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여행 중 생기는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텀블러와 다회 용기를 챙기는가 하면 화장품은 리필 용기에 담아 해결하는 ‘플라스틱 프리투어’와 여행 중 발생되는 쓰레기를 챙겨 분리배출하자는 ‘제로 웨이스트투어’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분리배출, 자연보전은 물론 산업발전에 도움
폐기물을 함부로 버리지 않고 올바르게 분리배출하면 깨끗한 자연환경 보전은 물론, 소중한 자원을 다시 쓸 수 있어 재활용산업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된다.
휴가지에서 쓰레기를 버릴 때 재활용품과 일반쓰레기를 분리해서 배출하는 것을 잊지 말자. 많이 사용하는 페트병이나 플라스틱 용기의 경우 먼저 내용물을 비우고, 물에 헹군 다음 라벨이나 상표 등을 떼고 수거함에 넣으면 된다.
무엇보다 산과 계곡에서 발생되는 쓰레기는 수거함이 비치된 곳까지 되가지고 내려오는 것도 기억해 두자. 먹다 남은 음식물이나 쓰레기를 바위틈이나 돌 밑에 숨겨놓으면 치우기도 어려울뿐더러 환경오염의 주범이 된다.
정부는 깨끗한 피서지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여름철 피서지 쓰레기 관리대책’을 수립해 시행에 들어갔다. 이동식 분리수거함 설치와 ‘쓰레기 무단투기 단속반’ 운영 등을 통해 피서지의 무분별한 환경오염 행위에 대한 계도와 예방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단속반은 무단 투기가 주로 발생하는 야간시간대 노상 술자리 후 투기행위를 집중 단속한다. 쓰레기를 무단으로 버리면 과태료 20만원이 부과되며 소각 매립 투기 등 유형에 따라 최대 100만원의 벌금을 물 수도 있다. 그런데도 해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피서지에는 무분별하게 쌓이는 쓰레기가 수북하다. 단속 때문에 지키는 것보다 깨끗한 환경보전을 위해 자발적인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KPRC)도 포장재 폐기물의 발생량을 줄이고,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대국민 홍보를 펼치고 있다. 광역버스 내 모니터와 시내 주요 거점 옥외전광판에 8월부터 올바른 분리배출 영상물을 송출하고 있다. 또한 ‘내손안의 분리배출’ 앱을 통해 분리배출 방법을 실시간으로 안내하고, 시민단체와 함께 분리배출 캠페인도 전개하는 중이다. ‘내 손안의 분리배출’은 안드로이드, 애플 등 스마트폰 앱스토어에서 ‘분리배출’로 검색해서 내려 받으면 된다. 분리배출 과정에서 헷갈리거나 궁금한 점에 대해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내손안의 분리배출’ 앱에서 올바른 정보를
국민들의 협조와 성숙한 시민의식 개선으로 쓰레기 무단투기나 재활용품 분리배출에 대한 공감대는 높아졌다. 하지만 실천하는 데는 아직도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 아무리 좋은 법과 제도가 있더라도 따라주지 않으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특정 부류나 기관의 노력만으로 자원재활용과 자연환경을 지키는 것은 한계가 있다.
관련 기관뿐만 아니라, 제품을 만드는 기업과 소비자 모두 지속적인 관심과 실천이 뒷받침돼야 한다. 여름 피서지에서 내 가족이 머문 자리를 돌아보고, 흔적이 남지 않도록 정리하는 성숙된 시민의식을 발휘해보자. 그래서 올해 여름 피서지에서는 쓰레기 발생량과 과태료 부과금이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보도를 접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