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링'(13호 태풍) 전국 영향권 지자체 비상 '주말 고비'
야외 행사 줄줄이 취소·연기
강풍·호우 우려 커 비상대비
13호 태풍 '링링'이 북상하면서 전국 지자체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2010년 큰 피해를 입힌 '곤파스'와 이동 경로와 규모 등이 비슷해 지자체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지자체들은 태풍에 영향권에 들어가는 주말 각종 행사를 대부분 취소했다. 점점 세력이 강해지는 데다 가을장마와 겹쳐 큰 피해가 예상되자 모두 비상대비에 나선 것이다.
제주도는 3일부터 제주시 산지천갤러리에서 진행 중인 제주업사이클링페스티벌 일정 중 7일 예정된 장터를 실내에서 축소해 열기로 했다. 제주도교육청은 6~7일 4.3평화공원에서 열 예정이던 제주유스아트페스티벌 일정을 연기했고, 제주별빛누리공원은 6~7일 개최 예정이던 제주 별빛이야기 행사를 취소했다. 내륙 지역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6~8일 목포 근대역사문화거리 일대에서 원도심 빈집과 빈 상가를 홍보부스로 활용해 열 예정이던 '제1회 전라남도 혁신박람회'를 18일로 연기했다.
7일 예정됐던 '여수 밤바다 불꽃축제'도 다음달 26일로 미뤄졌다. 경기·인천 등 수도권도 잔뜩 긴장한 눈치다. 경기도는 7일 양평군 용문산관광단지에서 개최하려던 '찾아가는 DMZ' 행사를 10일 용문천년시장으로 변경했고, 인천 중구는 7∼8일 열릴 예정이던 '2019 인천 개항장 문화재 야행'을 21∼22일로 연기했다.
해당 지자체 관계자들은 "야외에서 진행되는 행사가 많고 무엇보다 시민 안전을 위해 부득이하게 개최 시기를 연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태풍은 가을걷이를 앞둔 농가에 심각한 피해를 입힐 것으로 보여 지자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가을장마와 결합해 많은 비를 뿌리는데다 바람도 강하게 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사과·배 등 과수농가는 추석을 앞두고 출하가 한창인데 이번 태풍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올해 빠른 절기 탓에 농가들이 추석 특수도 기대하기 어려운데 태풍 피해까지 입으면 상심이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태풍 링링이 우리나라 전역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5일 9시 진 영 장관 주재로 관계부처와 지자체가 참석하는 긴급회의를 열고 대처상황을 점검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강풍에 대비해 농작물 항만시설 타워크레인 수산양식시설 등에 대한 피해예방 조치와 긴급복구 지원체계를 점검했다. 또 호우로 인한 저수지 붕괴와 하천 범람, 산사태 등으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민 대피계획도 점검하도록 했다. 또 특보상황에 따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근무를 단계적으로 발령하고 지자체 현장대응을 지원하기 위한 현장상황관리관도 파견할 예정이다.
진 영 장관은 "태풍에 앞서 내린 비로 지반이 약해졌고 강한 바람으로 인한 피해 발생이 우려된다"며 "관할 지역과 소관 시설 위험요소에 대한 선제적인 점검과 예방 조치들을 철저히 시행해 달라"고 관계기관에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