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들 에너지절약 의지 의문

2019-10-04 11:19:06 게재

실적 미제출·위원회 미구성 등 규정 안지켜 … 우원식 "산업부 무관심 때문"

공공기관들의 에너지절약 의지가 도마위에 올랐다.

의무적으로 제출해야하는 에너지이용합리화 추진실적을 제출하지 않았거나, 관련 위원회 구성 조차 안한 곳이 많다. 효율좋은 LED조명으로 교체하기로 한 계획은 지난 정부때 수립한 목표도 달성하지 못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우원식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노원을)은 4일 '에너지전환 정부 무색한 공공기관 에너지이용합리화 관리 실태' 분석 보고서를 내고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의 무관심을 질타했다.


우 의원은 "에너지이용합리화법에 따라 중앙행정기관·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은 매년 3월말까지 에너지이용합리화 추진실적을 의무적으로 산업부에 제출해야 한다"며 "하지만 2016년 89%.4%던 추진실적 제출률이 2018년 75.9%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2018년에는 산업부 조차 제출하지 않았을 만큼 무용지물 규정이 되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너지이용합리화는 에너지 수급을 안정시키고 에너지를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이용하도록 하는 제도다.

에너지이용합리화 추진실적 미제출 기관을 보면 광역지자체는 전국 17곳 중 9곳, 기초지자체는 226곳 중 92곳에 달했다. 미제출시 경영평가에서 불이익을 받는 공공기관과 달리 지자체는 아무런 제제가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공공기관은 에너지절약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반기별 1회 이상 위원회를 개최해 에너지절약 추진계획 수립과 실적을 평가하도록 했다. 하지만 산업부는 2년 연속 에너지절약추진위원회를 구성조차 않았고, 단 한 차례의 회의도 열지 않았다.

규정에 따라 위원회를 구성하고 반기별 회의를 개최한 기관은 전체 대상의 40%에도 못미쳤다. 규정을 지킨 곳은 한전 남동발전 동서발전 서부발전 중부발전 한전 KDN 지역난방공사 석유공사 광물자원공사 에너지공단 전기안전공사 코트라 산업기술진흥원 산업기술평가관리원 산업단지공단 등 19개 기관이다.

2014년 수립한 에너지기본계획에서는 공공기관 조명을 효율좋은 LED로 교체하기로 하고, 연도별 보급목표를 정했다. 하지만 에너지공단이 우 의원실에 제출한 공사청사 조명현황에 따르면 보급률은 62.6%에 그쳤다.

보급목표를 달성한 곳은 국공립대학 부문이 유일했으며, 가로등 보안등 등 도로조명의 경우 보급률은 25.7%에 불과했다.

우 의원은 "수요관리정책 중 가장 수월한 공공부문 LED조명 보급조차 지난 정부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건 산업부의 무관심 때문"이라며 "에너지전환을 추진하는 정부 모습에 걸맞게 공공부문 에너지합리화 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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