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동 대공분실 소재로 전시회 열려

2019-10-08 11:55:52 게재

민주화기념사업회 18일까지

소녀상 일본 전시 작가 참여

일본의 평화의 소녀상 전시 중단에 항의했던 임민욱 작가 등이 과거 국가폭력 상징인 옛 남영동 대공분실을 새롭게 해석하는 전시회를 열어 관심을 받고 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5일부터 국가인권 탄압 상징인 옛 남영동 대공분실을 소재로 전시회를 열어 관심을 받고 있다. 사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제공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오는 18일까지 민주인권기념관(옛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임 작가의 기획 '끝없는 여지(Endless Void)' 전을 연다고 8일 밝혔다.

전시 총괄기획을 맡은 임 작가는 지난 8월 일본 최대 규모 예술제인 아이치 트리엔날레 기획전에 평화의 소녀상을 전시했지만, 트리엔날레 측이 일본 우익세력 등의 협박에 못 이겨 사흘 만에 전시를 중단하자 이에 항의해 자진 철수했다.

끝없는 여지전은 1970~80년대 인권유린과 탄압의 공간이었던 남영동 대공분실을 13명의 청년 작가들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영상과 연기 등 다양한 내용으로 꾸며진다.

13명 청년작가는 강라겸, 강은교, 강은구, 김예슬, 배선영, 배한솔, 엄지은, 이유지아, 이이난, 정명우, 정민지, 주혜영, 하고로모 오카모토 등이다.

이들은 8일 열리는 개막행사에서 관람자가 사다리차를 타고 건물 외부를 촬영하듯 관람하는 연기와 물고문이 있었던 5층 조사실 창문에서 바깥으로 물을 흘려보내는 연기, 남영동 공간의 온도와 공포를 작가의 몸으로 상징하는 연기 등을 선보인다. 세 가지 연기는 18일까지 계속된다.

이 밖에도 본관 3층과 4층을 활용한 영상전시 및 설치전시, 건물 내외에서 다양한 연기 등이 펼쳐진다. 임 작가는 "폭력은 불멸하고 민주와 인권은 기념할 수도, 개념화할 수도 없다"며 "내일의 민주인권기념관이 근대가 실패하는 일이 기억의 박제화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전시 취지를 설명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지선 이사장은 "이번 전시에서 젊은 예술가들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이 공간을 기억하고 표현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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