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슨 차 판매' 혼다 "책임 없어"

2020-01-16 11:45:03 게재

고객들 손해배상 소송 제기했다가 패소

녹이 슨 차량을 판매했다며 소비자들이 수입차업체에 대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39단독 김도현 부장판사는 김 모씨 등 8명이 혼다코리아 등 5개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16일 밝혔다.

김씨 등은 2017년 5월 혼다가 생산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CR-V'를 구입했다. 이 차량은 혼다코리아가 수입해, 판매상(딜러)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넘어갔다. 김씨 등은 차량 구매 후 운전대 주변과 좌석(시트) 뒷바퀴 안쪽 금속 부품이 부식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김씨 등은 수입상과 판매상이 차량에 존재하는 녹이나 부식을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며 이에 따른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부장판사는 녹이 있는 것을 알리지 않은 것이 법리상 기망행위(속이는 행위)로 볼 수 있는지와 녹이 슨 것이 하자인지를 놓고 따졌다.

김 부장판사는 "혼다의 보증의무에는 자동차 판매 전 차량의 결함을 고지할 의무가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혼다가 미국에서 생산된 차량을 국내에서 판매하기 전에 녹을 확인하지 않았다고 해서 고의나 과실이 있다고도 보기 힘들다"고 밝혔다.

김 부장판사는 또 "김씨 등으로서는 보증약정이나 회사 측이 밝힌 바에 따라 녹제거와 방청작업을 요구하거나 이 비용을 청구하는 방법으로 어렵지 않게 녹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녹 문제로 인해 원고들에게 실질적인 손해가 발생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혼다 등이 녹 제거 등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방청작업(녹이 스는 것을 방지하는 작업)을 한 부품에 다시 녹이 재발할 경우 무산으로 재작업 해주겠다는 의사를 보임에 따라 김씨 등에게는 손해가 발생하지 않는 상황으로 본 것이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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