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위원회 독립, 전문성·공정성 강화해야”
2020-02-06 11:48:31 게재
공인노무사회 등 국회토론회
“권리구제 사각지대 해소”
5일 서울 영등포 국회의원회관에서 ‘노동위원회의 활성화를 위한 법·제도개선의 쟁점과 과제’를 주제로 정책세미나가 열었다. 정책세미나는 한국비교노동법학회와 한국공인노무사회, 더불어민주당 정성호·한정애 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이상희 한국산업기술대 지식융합부 교수는 “노동위는 독자적인 예산편성 권한을 갖지 못하고 인사권도 고용노동부의 영향 하에 있다”면서 “조직·예산·인사 독립성은 공정성·전문성 확보의 전제로 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지금이라도 노동위의 예산과 조직은 독립적으로 편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동위 운영관련 전문성과 중립성 확보를 위해 조사관 인력증원도 주문했다. 이 교수는 “조사관들이 전문성에 몰입하도록 해줘야 하는데 지금 인원으로는 어림도 없다”면서 “조사관을 증원하고 직무교육을 통해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노동위 전문성 확보를 위해 심판·차별시정담당 공익위원 자격기준 강화와 노동위의 심판과 차별시정 업무범위 확대를 통한 권리구제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건우 공인노무사(공공노무법인)는 “신속한 분쟁해결 실현을 위해서는 현재 노동분쟁사건 중 노동위 소관사무로 규정하고 있는 영역에 대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며 그 과제로 △임금체불 구제제도 도입 △차별시정 업무범위 확대 △파견근로자 직접고용의무존재확인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이밖에 적정하고 공평한 분쟁해결을 위해 노동법·법학 전공자를 중심으로 한 공익위원 구성과 상임위원 임명방식 개선, 문서제출명령제 도입 등도 제안했다.
이상복 중앙노동위 조정심판국장은 “노동위는 급속한 사건 증가와 장기근속 부재 등으로 충실한 직권조사, 심문회의 시간 확대가 어렵고 조사관 교육과 경력관리, 연구기능 부재 등 인적·물적 기반이 취약한 상태”라며 “복잡·다양하게 증가하는 노동분쟁에 대비해 노동시장의 수요에 부응하는 노동위로 변화·발전을 모색해야 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노동위는 1953년 설립된 준사법기관으로 노·사·공익위원이 참여하는 조정·심판을 통해 노동자 권리구제와 노동분쟁 해결기관이다. 신속한 권리구제라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전문성과 공정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한 일반소송은 3심제인데 노동위 판정에 불복해 행정소송까진 이어질 경우 사실상 5심제가 된다는 이유로 노무현정부 때 노동법원 설립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박영기 한국공인노무사회장은 “노동위 구제신청 사건 중 판정에 불복해 행정소송까지 진행되는 사건은 3~4%대에 불과할 정도로 노동위 판정에 압도적인 신뢰를 주고 있다”면서 “법원의 노동 전문성을 높이려는 노력과는 별개로 현행 노동위의 조정과 심판 기능은 지금 보다 더 강화되고 확대돼야 법률소비자인 노동자와 사용자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정애 의원은 “노동법원이 설립된다면 보다 전문성을 갖출 수 있고 노동자의 권리구제에 걸리는 시간이 크게 단축될 것”이라며 “이는 현재 노동위 역할에 기반을 둬야 한다. 노동위 기능 활성화와 제도 보완은 중요한 숙제로 남아있다”고 밝혔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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