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코로나19 미세먼지 기후변화, 그리고 환경교육
코로나19 공포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예방책은 손 씻기,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하기 정도다. 지금은 많이 안정됐지만 바이러스가 퍼지기 시작했을 때는 마스크 구매하기가 그야말로 ‘하늘에 별 따기’였다.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이렇게 오랫동안 생활하는 것은 지난해 3월 미세먼지 사건 이후 두번째다.
잦은 미세먼지 습격이 마스크 공장들이 많이 설립되는 계기를 만들었고 제조기술이 정교해지게 했으며 마스크 사용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넓게 퍼지게 하는 데 기여했다. 이런 경험들이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빛을 발하는 것 같다. 우리 국민의 바이러스 대응과 정부의 대처에 뒷받침이 된 것이다.
환경교과 채택률 계속 낮아져
코로나19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기후변화의 가속화는 야생동물에 의한 전염병 발생가능성을 높게 만든다. 이번 코로나19도 기후변화와 관련이 없다고 말하기 힘들 것이다. 중요한 사실은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문제가 언제 어떤 식으로 발생할지 아무도 모른다는 점이다.
이처럼 서로 다른 영역에서 아무런 연관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일도 그 사건의 원인, 해결방식과 예방대책은 연관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주변의 흩어져 있는 사건들을 연결해서 시스템적으로 생각해 보고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며 해결방법에 대한 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교육이다. 이런 교육은 어느 주요교과에서도 알려주지 않는다. 오직 ‘환경교육’에서만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환경교과가 독립교과로 존재하는 유일한 국가다. 환경교과가 처음 개설된 게 1992년이니 벌써 30년이 다 되어간다. 하지만 시대역행적이게도 우리나라 중·고등학교의 환경교과 채택률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학교에서 환경과목을 선택한 학교가 2007년 20.6%에서 2018년 8.4%로 뚝 떨어졌다. 2009년 이후로는 임용고사가 진행되지 않아 1명의 환경교사도 배출되지 않고 있다.
학교 환경교육 반드시 필요
1996년 만들어진 환경교육과는 공주대 교원대 대구대 목포대 순천대에 존재했다. 하지만 2015년 대구대가 환경교육과를 폐지했다. 이제 단 4개 학교만 남았다. 순천대도 내부사정으로 환경교육과 폐과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환경교육과 학생은 4년 동안 전문적인 환경교육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 학교 학생들뿐만 아니라 시민들에게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환경교사로 양성된다. 하지만 지금 그런 권리와 기회는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
기후변화는 청소년 환경운동가 툰베리를 만들어냈다. 이탈리아를 비롯한 세계 각국은 환경교육 필수화 정책을 채택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청소년 기후위기행동’이 기후교육 학습권을 주장하고 있다.
학교 환경교육이 필수교육으로 이루어져야 된다고 판단한 환경교육과 학생들은 2019년 6월 순천에서 진행된 ‘환경교육학회 30주년기념 국제학술대회’를 계기로 ‘전국 환경교육과 대학생 연합회’를 결성했다.
환대련은 앞으로 교육부와 환경부의 ‘환경교육진흥’을 위한 법안이 제대로 만들어지는지 끊임없이 모니터링하고, 필요에 따라서 학술활동이나 환경교육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홍보활동, 집회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환경교과가 필수과목이 되는 그날까지 우리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