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구청 대강당에 자영업자 몰린다

2020-05-26 12:22:15 게재

코로나19 '골목경제지원센터'

정부·지자체 지원 접수·상담

주민 채용, 일자리창출 효과

"우리같은 사람은 이렇게 않으면 힘들어. (온라인은) 할 줄도 모르고…."

25일 오후 서울 금천구 시흥동 금천구청 12층 대강당. 이날부터 전체 공간이 '골목경제지원센터'로 바뀌었다. 서울시 자영업자 생존자금을 비롯해 정부와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코로나19 대응 소상공인 사업을 접수·안내하기 위해 마련한 공간이다. 인근 대명시장에서 45년간 식당을 운영하는 임순자(69)씨는 "다행히 (5부제) 끝자리가 맞아서 신청까지 끝냈다"고 말했다. 함께 방문한 시장 상인들도 "아직 모르는 분들이 많다"며 가게나 단체대화방을 통해 홍보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유성훈(왼쪽) 금천구청장이 25일 문을 연 골목경제지원센터를 찾아 상담원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 금천구 제공


금천구가 25일부터 시작된 서울시 자영업자 생존자금 지원을 계기로 골목경제지원센터를 꾸리고 소상공인 총괄지원에 나섰다. 유성훈 구청장은 "재난지원금 접수는 동주민센터에서 받았는데 현재 업무하중이 너무 크다"며 "경제분야 업무경험이 많은 지역경제과를 중심으로 주민들이 편하게 안내받고 대접받으면서 지원신청을 할 수 있도록 센터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자영업자와 G밸리 기업인 간담회를 수차례 개최, 반영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생존자금과 함께 구에서 곧 선보일 5인 미만 소상공인·자영업자에 1000만원까지 무담보에 1년 무이자까지 적용하는 특별신용보증대출을 처리하는 게 핵심 업무다. 착한임대인 지원, 금천G밸리상품권 가맹등록과 앱 설치, 소상공인 고용유지지원금과 중소기업융자 추가·이자감면, 희망일자리 지원도 3개 반 47명이 할 일이다.

구청 1층부터 출구와 입구를 구분, 발열검사와 손 소독을 하는데 12층에서 다시한번 개인 방역을 챙긴다. 첫번째 방은 대기실. 대기번호를 받고 1m 간격으로 배치된 의자에서 기다리다가 상담실로 입장한다. 상담원과 고객 사이에는 투명 가림막과 함께 같은 화면을 보여주는 컴퓨터 2대를 설치, 신청을 하도록 했다. 상담을 마치면 입구와 동선이 다른 출구를 이용하면 된다. 각종 설비와 공간은 매일 주민들이 찾기 전 방역을 한다.

현장 곳곳에 '주민 직원'이 배치돼 센터를 방문한 이웃을 돕는다. 창구에서 상담·입력을 하는 10명과 상담실이나 입·출구에서 안내하는 9명이다. 상담실 옆에 칸막이를 설치하고 임시로 마련한 콜센터에서 각종 전화 상담을 하는 4명도 마찬가지다. 소상공인 대상 사회조사를 했던 경력을 십분 활용하고 있는 권정인(53·시흥3동)씨, 제로페이 상담을 전화상담으로 이어가고 있는 김선화(54·시흥동)씨 등이다. 권씨는 "수월하게 신청하고 돌아가는 주민들을 보면 뿌듯하다"며 "공무원들 입장도 헤아리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연세 드신 분들은 전화설명도 어려워한다"며 "감사하다는 인사를 들을 때면 보람 있다"고 전했다.

골목경제지원센터 개업 첫날 온라인 상담이 1232건으로 가장 많았지만 직접 구청을 찾은 주민만 65명, 전화상담도 96명이나 된다. 금천구는 단순히 현금이나 대출 지원에 그치는 게 아니라 현장 상담을 통해 자격조건이 맞지 않은 주민들을 다른 지원과 연계하는 한편 추가적인 정책으로 발전시켜야 할 과제를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창구에서 혹은 전화로 주민들과 상담하는 '주민 직원'도 해당 내용을 모두 기록으로 남겨 구에서 활용하도록 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 이어 곧 2차 파고가 예상되는 수출기업들에 대한 지원방안도 고심 중이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상황을 봐서 골목경제지원센터를 현장으로 확대하고 운영 기간도 연말이나 내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며 "센터를 단초로 소상공인·기업인과 더 자주 만나 정책을 개발하고 지방정부에서 안되는 부분은 중앙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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