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ℓ 쓰레기봉투 없애니 '가뿐'

2020-06-05 11:24:41 게재

동대문구 2017년 제작중단 … "75ℓ로 대체·흡수"

"100ℓ 봉투는 작업할 때 몸에 무리가 많았어요. 75ℓ는 혼자도 충분히 들 수 있어서 좋습니다."

최근 100ℓ 종량제봉투 퇴출을 선언한 경기도 얘기가 아니다. 2017년부터 100ℓ 봉투를 생산하지 않고 있는 서울 동대문구 사례다. 한 환경미화원은 "환경미화원도 가족이라는 마음으로 기준선을 넘겨가면서까지 과도하게 쓰레기를 눌러 담지 않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광역지자체 가운데는 경기도가 일찍 나섰지만 실제 환경미화원들이 근무하고 있는 시·군·구에서는 앞서 종량제봉투 최대 용량을 75ℓ로 대체해가고 있다. 환경부에서 권고하는 무게는 25㎏이지만 현장에서 미화원들이 체감하는 건 30~40㎏에 달해 수거·운반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동대문구는 2017년 1월부터 100ℓ 봉투를 제작·판매하지 않고 있다. 환경미화원에 위험한 작업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2016년 주민설문을 진행하는 등 사전준비를 했다. 대신 75ℓ를 사용하도록 유도했고 제도 시행 3년이 지난 지금 안정적으로 정착됐다는 게 동대문구 설명이다.

실제 5년간 동대문구 종량제봉투 판매량을 분석해 보면 주민들 변화가 눈에 보인다. 2015년과 2016년 75ℓ 판매량은 연간 4만매 가량이고 100ℓ는 그보다 훨씬 많은 60만매에 달했다. 많은 용량을 담을 수 있어 편리하다는 이유로 봉제공장이나 전통시장 학교 등에서 선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75ℓ 판매량은 연간 80만~90만장으로 대폭 늘었다. 75ℓ가 100ℓ 봉투를 대체하고 있다는 의미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100ℓ 종량제봉투 퇴출이 성공적으로 정착되도록 적극 협조해주신 주민들께 감사드린다"며 "환경미화원을 비롯한 현장 근무자들 근로환경을 개선하고 나아가 깨끗한 도시환경을 조성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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