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여당 국회의원 66명, '갑질과의 전쟁' 시동

2020-06-18 11:45:43 게재

을지로위원회 2013년이후 '현장과의 대화' 지속

우원식, 이학영 이어 박홍근 의원 주도

민주당 최대계파 '더좋은미래' 대부분 동참

거대여당의 경제민주화 선봉에 나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에 66명의 의원들이 몰려 들었다. 지난 20대 국회의 50명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난 수치다.

2013년에 민주당 안에 만들어진 을지로위원회는 8년째 활동을 이어오고 있으며 무려 122건의 갑을문제를 해소했다.

올해부터는 야당이 아닌 여당이면서 176석을 가진 거대정당으로서의 역량을 적극 발휘할 전망이다.

민생연석회의, 공공벤처펀드 육성 세미나 |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생연석회의, 을지로위원회, 민주연구원 공동주최로 열린 더불어민주당 민생공정경제 연속세미나, 공공벤처펀드 육성과 상생교섭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에 이병헌 중소기업연구원장(왼쪽부터), 박홍근 의원, 김남주 변호사 등이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18일 을지로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21대 국회 을지로위원회 출정식'이 열렸으며 모토는 '더불어민주당 민생정치 대표 브랜드, 을지로위원회의 새로운 시작'이었다. 이 자리에서 66명의 국회의원들은 "21대 국회를 시작하며 민생과제를 슬기롭게 풀어낼 유능하고 책임있는 집권여당의 일원으로, 우리당을 대표하는 민생브랜드인 을지로위원회의 책임의원으로써 앞으로 민생을 위해서 내딛는 걸음마다 절실하게, 성실하게, 진실하게 임하겠다"고 했다.

의원들은 38개의 현재 진행중인 과제들을 공유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일방적 하도급 대금 결정 등 불공정거래행위, 원하청·제화공 상생을 위한 대형유통 수수료 인하, 오리온 익산공장 청년노동자 직장내 괴롭힘에 따른 사망사건 등이 주요하게 거론됐다. 2003년 이후 해결한 122건에 대한 소개도 이어졌다. 파리바게트 불법파견 해결을 위한 노사 합의, 신라대 숭실대 서울과기대 동국대 청소노동자 고용문제 해결, 방송스태프 노동자의 노동시간 단축(68시간)과 노동자성 인정 등이 제시됐다.

◆8대 입법과제 = 을지로위원회는 8개의 입법 중점 추진 과제를 내놓았다. 무분별한 복합쇼핑몰 방지법(유통산업발전법, 산업위), 가맹점주 보호법(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정무위), 대리점사업자 단체구성권법(대리점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정무위), 중소기업·중소상인 및 을의 대항력 강화법(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정무위), 기술탈취금지법(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정무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산업위), 건설기계 노동자 노후보장 및 처우개선(건설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 법사위), 특고 노동자 고용보험(고용보험법, 환노위), 죽은채권 부활금지(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 법사위) 등이다.

입법은 책임의원을 선정해 추진한다. 책임의원이 직접 현장을 찾아 피해자의 목소리를 듣고 토론회 간담회 등을 개최, 법안을 만들게 된다. 행정력 동원에 나서는 것은 여당이 된 이후에 새롭게 만들어진 해결방안이다.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을 바꾸거나 노동부의 특별감독, 공정위의 실태조사 등으로 압박하는 방식이다.

◆66명의 파워 = 과제별로 맡게 될 책임의원에는 초선이 38명이나 들어가 있다. 20대에서 전투력을 보여준 재선의원이 16명에 달했다. 강병원, 박주민, 송옥주, 정춘숙, 최인호 의원 등이 21대에서도 많은 활동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도 포함돼 있다. 3선에는 박홍근 을지로위원장 외에도 남인순 최고위원, 윤관석 정책위 수석부의장 등이 자리를 잡았고 서영교 이학영 전해철 정청래 진선미 홍익표 의원 등도 '전투력있는 3선'으로 꼽힌다. 4선 중진 명단엔 노웅래 김영주 우원식 의원 등 3명이 올라있다.

을지로위원회에는 2014년에 만든 더좋은미래 회원들이 대거 들어가 있다. 박홍근 위원장은 "을지로위원회에는 초창기부터 더좋은 미래 분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말했다. 더좋은미래는 민주당내 최대 계파로 불린다. 이원정 을지로위원회 총괄팀장은 "을지로위원회는 갑질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이지만 기업을 위협하는 곳이 아니다"면서 "을지로위원회와 대화하고 제안 등을 받아들이면 기업들은 지속가능한 경영을 할 수 있고 기업 발전의 아젠다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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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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