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신원철 서울시의회 의장

"자치·분권, 국회가 화답해야"

2020-06-22 12:51:32 게재

여의도 '파견 인맥'에 기대감 … KDLC 첫 최고위원 배출 가능성

"코로나 이후는 로컬(local)시대예요. 자치분권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이제 국회가 화답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신원철(사진·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장) 서울시의회 의장은 "국회 통과를 기다리느니 내가 국회의원 되는 게 빠르겠다"고 농담처럼 던진다. 20대 국회에서 좌절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이야기다.

◆지방자치법 올해 마무리 되도록 = 사무처 인사권 독립과 입법지원 인력 등 서른살 된 지방의회가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될 터였다. 신 의장은 "대통령이 직접 자치분권을 거론했고 정부 입법으로 추진했는데 솔직히 민주당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며 "하지만 20대 국회에서 좌절했다고 21대 국회를 팽개칠 수는 없지 않냐"고 되물었다.

21대 국회에는 자치분권세력이 여의도에 '파견'한 우군이 여럿이다. 서울 자치구에서 시의회와 손발을 맞춰왔던 이해식 전 강동구청장과 김영배 전 성북구청장이 대표적이다. 양기대 전 경기 광명시장까지 직전에 자치분권 목소리를 높여왔던 단체장들이 행정안전위원회에 포진해 있다. 신 의장은 "올해 안에 조속히 마무리되도록 4대 협의체에서 원내대표 면담을 하고 국회·청와대와 긴밀히 소통·협력, 결실을 맺겠다"고 강조했다.

10대 개원당시 신원철 의장은 '실력으로 신뢰받는 의회' '일하는 의회'를 약속했다. 신 의장은 "정책연구 입법활동에 있어 역대 가장 활발한 활동으로 의미있는 성장을 이뤄냈다"고 자부했다. 6월 12일까지 발의된 의원조례는 793건. 9대 의회 같은 기간 604건과 비교하면 30% 이상 늘었다.

특히 시민들 어려움을 보듬는 민생 조례 즉 사회적 약자를 포용하는 내용이 많았다. '상가임차인 보호' '빈집·소규모주택 정비' '대학생 학자금대출 이자지원' '아동 주거빈곤 해소를 위한 지원' 등이다. 입법과정에서 공청회·토론회를 통해 전문가·시민 의견을 담았고 코로나19 이후에도 온라인으로 의견청취를 했다. 신 의장은 "공들여 준비한 민생법안은 대부분 전국 최초 발의"라며 "다른 시도의회로 전파, 서울시의회가 전국 기준을 만들어나간다는 자부심을 갖고 입법활동에 임한다"고 설명했다.

◆당에서 검증·훈련된 인재에 관심 가져야 = 신원철 의장은 코로나19 이후 '국가의 귀환, 지방자치의 재발견'을 이야기 한다. 그만큼 국민과 국가 못지않게 지역과 시민이 중요해졌다. 'K방역'을 견인한 코로나 대응만 해도 그렇다. 높아진 국민의식과 의료진의 헌신에 더해 현장에서 꼼꼼하게 챙겼던 지방정부가 빛났다.

"마스크대란을 잠재웠고 착한 임대료, 드라이브 스루 검사, 해고없는 도시, 기본소득 논란 물꼬를 튼 재난지원금 등 모두 지자체발 정책이에요. 정부도 바로 화답했죠."

다음달 평의원으로 돌아가면 서대문구 북아현 2·3지구 주택재개발사업, 서부경전철, 북아현문화체육센터 등 현안이 산적해있다. 하지만 지역구를 넘어서는 또한가지 과제가 남아있다. 지난 20일 세종에서 열린 전국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KDLC) 재건총회에서 가늠할 수 있다. 그는 이날 염태영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장, 강필구 전국시군자치구의장협의회장과 함께 공동대표로 선출됐다.

KDLC는 여의도와 국회의원 중심인 정치와 정당구조에 단체장 지방의원 목소리를 더해 공동현안에 대응하고 자치분권을 추진하기 위해 2015년 꾸린 조직. 현재 규모가 한층 커져 2018년 '민주당'이름을 내걸고 당선된 단체장·지방의원 2455명이 국회의원 117명과 함께 국민들 삶을 챙기고 있다. 신 의장은 "선거때가 되면 인재영입을 하는데 그만큼 인재육성도 중요하다"며 "당에서 기초체력을 연마하고 검증·훈련된 이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는 지도부에 분권 목소리를 더할 수 있는 최고위원 탄생에도 기대감이 크다.

신원철 의장은 10일 전반기 마지막 개회사를 "미래는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는 것"이라는 문장으로 마무리지었다. 그는 "지방의회는 100개 잘하다가도 한개를 못하면 곧 '무용론'이 제기되곤 해 좌절도 했다"면서도 "지나간 시간에 아쉬움을 남기기보다 코로나 이후 성난 파도처럼 밀려올 변화의 물결을 준비하고 대응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제형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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