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20대 공감능력 떨어져"
2020-06-30 11:38:03 게재
'공정' 놓고 20대와 충돌
청와대와 여당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로 공정의 문제와는 선을 긋고 있지만 불거진 논란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다. 당장 20대 유권자들과 충돌하는 모양새로 비친다.
한국갤럽의 6월 4주차 정례조사(23~25일. 한국갤럽 홈페이지 참조)에서 문재인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해 잘한다 52% 잘못한다 39%를 기록했다. 연령별로 18~29세에서는 잘한다 41% 잘못한다 47%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비판적 입장을 보여온 '60대 이상'(잘한다 41% 잘못한다 46%)과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갤럽의 1주 전 같은 조사에서 20대는 잘한다 53% 잘못한다 32%를 보였다.
2년 반 전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대표팀 선발 논란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남북단일팀을 구성하면서 올림픽 출전을 기대했던 국내 선수들의 기회가 줄어드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는 청년층의 비판이 거셌다. 한국갤럽의 2018년 1월 2주차 대통령 직무수행평가에서 73%를 보였던 긍정평가가 2월 1주차엔 63%로 하락했다. 부정평가의 1순위는 '남북단일팀 구성 관련'이 25%로 높았다. 연령별로 19~29세 응답자의 긍정입장은 1월 2주차 81%에서 2월 첫 주 67%를 기록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당시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단일팀 구성이) 공정하지 못하고 정의롭지 못하다는 지적에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면서 "단일팀 구성이 훨씬 좋으니 조금 손해 보는 건 참아도 된다는 식으로 설명해선 안 될 것 같다"고 유감을 표했다.
이번에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두고 부딪혔다. 문재인정부가 사회적 양극화 해소의 유력한 방안으로 추진하는 정규직화를 놓고 공적기관 내부와 청년층이 '공정'을 이유로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청와대와 여권, 정부가 나서 인천공항공사의 이번 결정이 취준생들의 일자리와는 무관하다는 점, 또 정규직화 선언을 한 2017년 5월12일 이후 입사자들은 공개절차를 거쳐 정규직화 한다는 점, 또 정규직이 되더라도 연봉 수준은 일반 정규직보다 낮다는 점 등을 설명하고 있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과정과 절차에서 공정성을 유지하고 있느냐를 두고 2018년 1월의 논란이 재현된 것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일방의 설명보다는 공감을 얻는 소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센터장은 YTN에 출연해 "20대는 공정성 또는 정의를 바라보는 관점이 결과에서의 공정성보다 과정과 절차에서 더욱 엄격한 공정을 바라보는 시각이 매우 크다"면서 "과정이 엄격하지 않으면 그 자체는 공정하지 않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20대는 비슷한 처지의 상황과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공감능력이 탁월한 세대"라며 "특정 취준생 등 일부에만 해당되는 사안으로 치부하는 정책은 공감도 높은 20대와의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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