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구도 변화 불가피
단체장 주자 잇단 상실
김·이, 공개 행보 중단
박원순 서울시장의 퇴장은 여권의 차기 대선구도에도 적잖은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민주당은 첫 3선 서울시장을 거친 후 대선출마를 준비하던 당내 유력 자원을 잃게 됐다. 특히 박 시장은 이재명 경기도시사와 함께 광역지자체 경영을 통해 '집행하는 정치'를 통해 당내 차기 구도의 한 축을 차지해 왔다.
박 시장은 지난 2011년 10월 보궐선거를 통해 서울시장에 당선된 후 3선을 거치면서 '생활중심 행정'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유형의 리더십으로 평가돼 왔다. 서울시라는 독특한 시스템을 활용해 청년수당 무상급식 도시재생 등 시민운동 영역 이슈를 자치단체 정책의제로 끌어올려 현실화 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2017년 탄핵정국과 2016년·2020년 감염병 대응 등에선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경쟁적 협력관계'를 선보여 차기 주자의 이미지를 쌓았다.
21대 총선을 전후로 박 시장과 가까운 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국회에 진출하면서 여권내 세력 규합 가능성을 높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자신과 가까운 민주당 의원 17명과 만나 대선 행보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낙연 이재명 등 기존 여권내 차기 주자에 비해 여론지지율이 높지 않다고 해도 '3선 서울시장'의 무게감에 대한 당내 주목도는 높았다. 코로나 이후를 반영한 변화된 환경 안에서 친문 핵심지지층의 지지를 받는다면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이어 박 시장까지 퇴장하면서 '광역단체장 대선후보'의 상징성은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넘어갈 공산이 커졌다. 최근 공개된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이미 이낙연 전 총리와 이 지사간 양자구도(쿠키뉴스-한길리서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를 보이기도 했다. 이 지사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 결과에 따라 이같은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당장은 여권 안에서 관망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시장의 극단적 선택이 주는 충격이 그만큼 엄중하기 때문이다. 8월 전당대회에 이낙연 전 총리와 김부겸 전 의원도 당분간 공개일정을 취소할 방침이다. 이 전 총리와 김 전 의원 모두 예정된 공개일정을 취소하는 등 당권 행보를 자제하면서 정국 추이를 지켜볼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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