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세계는 뛰고 한국은 거북이 걸음

2020-07-14 12:01:12 게재

영국 재생E 비중 47%

한국은 6.7%에 그쳐



영국은 올 1분기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이 47%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8%p 증가한 수치로, 전체 전력생산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

석탄발전은 코로나19로 전력수요가 감소하자 아예 2개월 이상 가동을 중단했다. 올 1분기 영국의 에너지원별 발전비중은 재생에너지 47%, 가스 31.4%, 원자력 15.1%, 석탄 3.8%, 석유 등 기타 2.7% 등이다.

독일 송전망회사 50헤르츠는 현재 60%인 재생에너지 비중을 2032 년까지 100%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올 1~5월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이 6.7%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p 줄었다. 지난해 10월 신재생에너지법이 개정되면서 부생가스 등이 신재생에너지에서 기타로 분류가 바뀐 탓이 크다. 기타 비중은 0.1%에서 1.3%로 급증했다.

하지만 세계 흐름과 비교하면 한국의 재생에너지 확대는 거북이 걸음이다.

석탄발전 비중은 지난해 37.2% 에서 34.4%로 2.8%p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다. 5월 한달간 발전비중은 35.3%로, 1~5월 평균보다 오히려 높았다.

원자력발전은 28.3%에서 30.0% 로, 액화천연가스(LNG)발전은 26.1 %에서 26.5%로 각각 늘었다. 원자력발전량은 정부의 탈원전 방침에도 지난해 1~5월 6만6244GWh(기가와트시)에서 올 1~5월 6만7999GWh로 증가했다.

지난해 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량 변화는 앞으로 우리나라의 에너지정책이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하는지 명확히 보여준다.

글로벌 에너지기업 BP가 최근 발표한 ‘세계 에너지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원자력 발전량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2019년 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전년보다 14.0% 증가한 2805TWh(테라와트시)로 나타났다. 이 기간 원자력 발전량은 4.0% 늘어난 2796TWh에 그쳤다.

전체 에너지원에서 재생에너지 발전이 차지하는 비중도 9.3%에서 10.39%로 증가해 원자력 발전비중(10.35%)을 처음 앞섰다.

또 유럽연합(EU)은 최근 에너지정책계획을 통해 EU국가의 2030년 재생에너지 비중이 목표치 33%를 1%p 초과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EU집행위원회는 코로나19 회복자금(7500억유로) 중 100억유로(약 13조6700억원)를 청정에너지 프로젝트에 투자할 방침이다.

기업들의 움직임도 발빠르다. 세계 5위 자동차 제조업체인 미국 포드사는 2035년 모든 소비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충당(100%)하겠다고 선언했다. 2050년 탄소중립 달성도 목표로 수립했다. 포드는 탄소배출 감축 기술에 110억달러(약 13조2385 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보급이 글로벌 기준에 미흡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에너지전환 3020정책(2030년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 20%)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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