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5G·증강현실로 만난다

2020-07-27 10:46:13 게재

SKT·문화재청·구글 협력

전설 속 '해치'가 600년 궁궐 안내

SK텔레콤은 문화재청, 구글코리아와 함께 '창덕궁'을 5G기반 증강현실(AR) 기술로 새롭게 구현했다고 27일 밝혔다.

AR은 현실 이미지 위에 3차원 가상 이미지를 겹쳐서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는 기술이다.
SK텔레콤 홍보모델들이 창덕궁 인정전 앞에서 창덕ARirang 서비스를 체험하는 모습. 사진 SK텔레콤 제공


오는 28일부터 창덕궁을 방문하는 관람객들은 '창덕ARirang(아리랑)' 앱을 통해 궁궐 곳곳을 AR서비스로 즐길 수 있다. 이 앱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원스토어를 통해 내려받을 수 있다.

관람객이 5G 스마트폰에서 앱을 실행한 후 창덕궁 금천교를 향해 비추면 섬광이 일어나면서 전설 속 동물인 '해치'가 나타난다. 해치는 창덕궁의 금천교부터 인정전, 희정당, 후원입구까지 총 12개 코스별로 안내를 해준다.

관람객 출입이 제한된 후원 입구에 도착하면 증강현실 속에 신비로운 문이 생기고, 그 문에 발을 디디면 후원 주합루 2층으로 순간 이동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또 낙선재 안마당에 들어서면 궁중무용인 '춘앵무'를 증강현실에서 실제처럼 관람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AR스튜디오에서 106대의 4K 카메라로 360도, 초당 최대 60프레임으로 촬영해 실제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고화질 입체형상을 생성했다. 이 외에도 인정전 마당에 들어서면 증강현실 속 왕·왕후와 함께 AR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다. 또 낙선재에서는 AR 활쏘기, 숙장문에서는 AR 연날리기 등 다채로운 AR 경험을 할 수 있다.

창덕아리랑 앱을 이용하면 희정당이나 후원 내부 등 문화재 보존 이유로 출입이 통제된 구역의 내부를 고화질 360도 가상현실(VR)로 둘러볼 수 있다.

SK텔레콤은 구글, 영국의 개발 제작사인 넥서스 스튜디오, 한국의 AR 개발사 시어스랩과 협력해 구글 클라우드 기반 증강현실 플랫폼인 'AR코어'를 통해 실감형 AR 서비스를 개발했다. 특히 최신 AR 기술인 클라우드 앵커, 라이팅 에스티메이션 등을 접목했다. 특히 SK텔레콤과 구글 개발팀은 코로나19 영향으로 3D입체영상 촬영부터 앱 개발, 필드테스트까지 한국과 영국, 싱가포르 등에서 원격으로 협업을 진행했다.

한편 이 서비스를 위해 SK텔레콤은 숙장문, 낙선재, 후원입구, 인정전, 뒷뜰 등 창덕궁 안 6곳에 5G 기지국 12식을 구축했다. 문화재청 역시 휠체어나 유모차 이용객, 노인 등을 위해 창덕궁 내 주요 길목에 장애인용 경사로를 설치하는 등 취약계층도 문화유산을 즐기고 관람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SK텔레콤은 5G스마트폰이 없는 관람객을 위해 안내용 디바이스를 무료로 대여하는 서비스도 연말까지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전 세계 어디서든 창덕궁을 관람할 수 있는 '창덕아리랑 앳홈' 서비스를 8월 출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한국 방문이 어려운 외국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노인 등 취약계층도 앱을 통해 어디에서나 AR과 VR로 창덕궁을 관람할 수 있게 된다.

창덕아리랑 서비스 지원 단말기는 갤럭시S105G, LGV505G, 갤럭시노트10+, 갤럭시S20시리즈다. SK텔레콤은 지원 단말을 추후 확대할 계획이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코로나19로 시작된 언택트 문화가 관람 전시 공연 등 문화생활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며 "5G를 통해 전 세계인이 K-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창덕궁은 1405년 조선의 3대 임금인 태종이 건립한 궁궐이다. 경복궁이 화재로 소실된 조선 후기에는 정궁의 역할을 했다. 1997년에는 조선 5대 궁궐 중 유일하게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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