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종전선언 지지 목소리 확산

2020-10-12 12:25:31 게재

한국전 종전선언 결의안에 하원외교위장 후보들 서명

유엔에 제출할 청원서에는 참전용사들 뜻모아 참여

미 의회와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중심으로 종전선언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 소속 차기 외교위원장 후보들이 한국전 종전선언 결의안에 서명했고, 미국 등 해외 참전용사들이 유엔에 제출될 종전선언 청원에 참여했다.

특히 청원에 서명한 참전용사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유엔 총회 연설과 코리아소사이어티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을 공개 제안한 데 대해 "전쟁을 끝내고 남북한을 더 가까운 통합으로 이끌 노력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한국전 종전 바라는 미 참전용사들 "통일 위한 노력 전적 지지" | 미국 등 해외 참전용사들의 '한국전쟁 종식을 위한 유엔 청원서' 초안을 지난 11일(현지시간) 연합뉴스가 입수했다. 해외 참전용사들은 "우리 평균 나이가 82세입니다. 우리에게는 죽기 전에 평화협정이 맺어지게 해달라고 유엔 지도부에 호소할 정당한 권리가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이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노병들의 마지막 소원을 청원서에 담았다. 사진은 판초우의 입고 한국전쟁 유업재단과 인터뷰하는 참전용사 웨인 펠키. 연합뉴스


미 연방 하원의원들을 상대로 종전서언 결의안 지지 서명 운동을 펼치고 있는 한인단체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은 10일(현지시간) 호아킨 카스트로(텍사스) 연방하원의원이 종전선언 결의안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카스트로 하원의원을 비롯해 브래드 셔먼(캘리포니아), 그레고리 믹스(뉴욕) 하원의원 등 차기 외교위원장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 전원이 결의안에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고 KAPAC은 전했다.

지난해 2월 로 카나 하원의원이 발의한 이번 결의안은 한국전쟁 종식과 평화협정 체결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현재까지 모두 49명의 의원이 결의안에 서명했다.

최광철 KAPAC 대표는 "미국 민주당 외교위 소속 주요 의원들의 입장이 종전선언 지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대선 이후 미국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정책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미 비영리단체 '한국전쟁 유업재단' 이사장인 한종우 시러큐스대 교수는 11일 미국을 비롯한 국외 참전용사들의 서명을 받아 유엔에 종전선언을 청원할 계획이라고 연합뉴스를 통해 밝혔다.

한 이사장은 "많은 제약에도 불구하고 분단 75년, 전쟁 발발 70년의 분단 고착 상황을 깨야 할 중요한 의무가 있다는 점에서 종전선언 노력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유엔을 통해 전쟁을 끝내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한다는 구상은 본래 미국의 참전용사가 먼저 내놓은 것이다.

유업재단에 따르면, 참전용사 출신인 고 글렌 페이지 하와이대 교수는 2015년 2월 자신이 이끌던 비정부기구(NGO) '글로벌 비살상 센터' 명의로 유엔 인권이사회와 반기문 당시 유엔 사무총장에 평화협정 논의를 위한 국제정치회의 소집 제안서를 보냈다.

페이지 교수는 제안서에서 유엔과 전쟁 당사국들이 고위급 정치회의를 열어 합의가 이뤄지면 최종적인 평화협정을 비준해야 한다고 촉구했지만 당시 답변을 받지 못했다.

그러자 페이지 교수는 한 이사장에게 "전쟁 당사자인 참전용사들의 서명을 많이 받아서 유엔에 다시 내보라"고 권유했다고 한다.

한 이사장은 제안서를 보완해 '한국전쟁 종식을 위한 유엔 청원서' 초안을 만들고 페이지 교수는 물론 미 한국전쟁참전용사협회(KWVA) 전 회장인 래리 키너드(92)와 토머스 스티븐스(87) 등의 서명을 얻어냈다.

서명에 참여한 참전 노병들은 청원서에서 "우리 참전용사들은 유엔에 한국전쟁을 끝내기 위한 '유엔 평화협정 회의' 소집을 촉구한다"며 안보리 내에 한국전쟁 종식을 위한 상임위원회를 설치하고 국제 학계에 관련 연구를 의뢰할 것 등을 요청할 예정이다.

스티븐스 전 회장은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전쟁을 공식으로 끝내는 평화협정이 정전협정을 대체하는 구상을 여전히 지지한다"며 개인 자격을 전제로 동참 의사를 재확인했다.

키너드 전 회장 역시 "두 나라의 통일을 위한 이런 노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한 이사장은 "정부의 종전선언 추구에 발맞춰 재단에서 유엔 청원 추진을 재개하려는 것"이라며 "유엔 정치 협의기구를 설치해 국제 여론을 만들어 가는 것이 이 시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면택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