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승리 가능성에 코스피 급등

2020-11-05 11:59:48 게재

트럼프 불복 리스크에 증시 변동성 확대 불가피

FOMC, 시장안정화 메시지 내놓을 가능성 기대

미국 대선이 아직도 혼전 양상이지만 바이든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증시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간밤 뉴욕증시는 상승에 힘입어 코스피와 코스닥도 상승 출발했다. 다만 트럼프의 선거결과 불복 리스크로 인한 증시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장전문가들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시장 안정화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코스피·코스닥지수 오르고, 환율 내리고 | 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스크린에서 한 딜러가 미 대선 관련 뉴스를 보며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6.09p(0.68%) 오른 2373.41로 출발해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코스닥 지수 또한 전일 대비 6.40p(0.77%) 오른 833.37에 출발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오전 9시 3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2939.68로 전일대비 36.43p 올랐다. 외국인의 매수세 영향이 크다. 이시각 현재 외국인은 1941억원을 사들이고 있다. 바이든 당선이 유력해지면서 아시아·신흥국 증시가 좋아지리라는 전망과 함께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거센 모습이다.

전일 미국증시는 주요 기술수의 상승으로 나스닥이 3.8%대, S&P500 2.2% 오르며 상승 마감했다. 시장은 미국 행정부와 의회의 견제와 균형 가능성에 더 초점을 맞춘 것으로 해석된다.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법인세 인상 및 대형 기술기업 규제강화 우려가 줄어든 게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다만 트럼프의 선거결과 불복 등 당분간 미국의 대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이에 따른 증시 변동성 확대 또한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어렵게 개표가 완료되더라도 '포스트 대선 정국'은 두 후보 간 진흙탕 싸움이 예상된다"며 "2000년 법원의 손에 의해 당선인이 결정된 재검표 논란의 악몽을 반복할 공산이 커졌다"고 우려했다. 지난 2000년 엘 고어와 조지 W 부시 선거에서 플로리다 투표수 차이가 크지 않아 엘 고어는 재검표를 주장. 보수진형의 대법원 판결에서 조지 W 부시의 손을 들어주면서 재검표가 중단된 바 있다. 당시 S&P 500 지수는 대통령 선거일 2000년 11월 7일 기준 대법원 판결로 대선 결과가 나왔던 12월 12일 까지 -4.2% 하락했다. 코스피는 이 기간 -9% 떨어졌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선 불복 상황은 정쟁의 장기화와 추가 경기부양책 지연을 가져올수 있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의 또다른 리스크 요인"이라며 "한국 주식시장에서는 9~10월 미국향 수출호조가 주요 증시 동력으로 작용했는데, 미국 추가부양책 지연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가 불거지면 한국 주식시장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조 연구원은 "당분간 투자자들은 미국 대선 관련 뉴스플로우에 따라 희망과 불안을오가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며 "높은 변동성이 지속되는 상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채권과 환율 시장은 미 대선 결과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블루웨이브를 예상하며 경기부양을 반영해 상승했던 미국채 금리는 전일 급락했다. 다만 채권전문가들은 추세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블루웨이브에 대한 리스크를 가장 크게 보았던 채권시장은 미국채10년 금리를 0.9% 부근에서 0.77%까지 13bp 낮췄다"며 "공화당이 상원을 지켜내면 적어도 증세 및 대규모 재정부양 리스크가 낮아질 수 있다는 쪽으로 베팅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은 바이든의 당선 가능성을 반영하며 급락 출발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7.7원 떨어진 1130원에서 출발해 하락폭을 키우며 1128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밤사이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 시장에서 나타난 달러 약세 흐름의 영향이다. 전일 원달러환율은 장중 21.7원이라는 큰 변동 폭을 보였다. 트럼프가 우편투표 위법성을 주장하며 개표 중단, 재검표 등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바이든 우세 가능성에 미국 달러가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며 "블루웨이브에 가장 수혜 받는 통화로 분류됐던 위안화와 원화 환율은 급등 이후 다시 저점을 테스트 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김영숙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