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차 전기본(전력수급기본계획)' 전략환경영향평가 통과

2020-11-05 11:38:58 게재

2차례 보완, 환경급전실시 등 강조

산업정책에서도 온실가스 감축 중요

미국 대선 결과 따라 기후정책 영향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이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통과, 최종 결정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에너지원별 설비 및 발전량 전망치와 수급계획을 담아내는 전력수급기본계획은 2년마다 수립되어야 하는 법정 계획이다. 온실가스 감축에 영향을 주는 에너지원별 사용 계획 등을 담기 때문에 환경성 반영이 그 어느때보다도 중요한 상황이다.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과 부합 등 중요 = 환경부는 10월 2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9차 전기본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 내용을 통보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전략환경영향평가 대상이 된 9차 전기본은 전기사업법 제25조에 따라 2020년부터 2034년까지 에너지 수급 전망과 발전 설비 계획을 담았다. △기준수요 대비 최대전력 12.5% 절감 추진(2034년 최대전력 104.2GW 도출) △석탄발전 축소, 재생에너지 및 LNG 발전 확대 등 추진(발전부문 미세먼지 배출량 2019년 1만8600톤에서 2030년 9500톤으로 49% 저감)△전원 믹스 전환, 석탄발전 운영제한 등 온실가스 감축방안 제시(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 목표달성) 등이다.

전략환경영향평가는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상위계획을 수립할 때 환경보전계획과 부합 여부 등을 확인한다. '2030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 수정안' '미세먼지 관리 종합계획' '재생에너지3020' 등 주요 정책과 9차 전기본 간의 정합성을 따지는 데 중점을 뒀다.

환경부는 산업부에 2차례 보완 요청을 한 바 있다. 법적으로 보완요청할 수 있는 최대 횟수는 2회다. 환경부는 "기후변화대응 기본계획 등과 9차 전기본의 기본 목표가 맞고,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들이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전문기관 등의 검토를 거쳐서 적정하다고 판단을 한 것"이라며 "하지만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 수정안의 감축 목표와 경로와의 정합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환경급전을 실시해야 한다 등 세부적인 보완 사항들을 함께 첨부해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한 9차 전기본은 '정부안 확정→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보고→전력정책심의회 확정·공고' 등의 절차를 밟아 최종 확정된다.

◆미국, 4일 파리협정 공식 탈퇴 = 이처럼 산업 정책에서조차 온실가스 감축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를 두고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은 세계 2위 온실가스 배출국이다.

하지만 2017년 6월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의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를 공식으로 발표했고, 아이러니하게도 절차적으로 탈퇴에 필요한 소요 시간이 미국 대통령 선거일과 맞물려 정치적인 행보라는 비난도 적지 않았다.

당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리가 앞으로 계속 대화를 해나가겠지만 파리협정에 관해 그 어느 것도 재협상 될 수 없다"며 "기후에 더는 실수를 저질러서는 안된다. (지구를 대체할) 행성B가 없기 때문에 (파리협정을 대신할) 플랜B도 없다"고 말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미국 우선주의'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파리협정에는 발효된 지 3년간 탈퇴를 금지한다는 단서조항이 있다. 탈퇴는 통보일로부터 1년뒤에 이뤄진다. 때문에 미국은 지난해 11월 4일에서야 정식으로 탈퇴를 유엔에 통보했고, 절차에 따라 11월 4일 탈퇴가 이뤄졌다. 차기 미국 대통령은 당선 첫날부터 파리협정에서 탈퇴한 셈이다.

어쨌든 미국의 온실가스 감축 약속 이행 여부는 차기 대통령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만약 바이든이 당선되면 미국은 약 3개월 내로 파리기후협정에 복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은 당선된다면 취임 첫날 파리협정에 다시 가입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파리협정 재가입은 어렵지는 않다. 행정명령을 통해 유엔에 협약에 다시 가입하겠다는 통지를 보내면 된다.


■파리협정 = 2015년 12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채택된 후 2016년 11월 4일 국제법으로서 정식으로 효력이 생겼다. 파리협정은 선진국만 감축 의무가 있던 교토의정서와 달리 모든 당사국이 온실가스를 줄여야 한다. 파리협정은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2℃ 이상 올라가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에 따르면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하지 않는 상태가 지속될 경우(RCP 8.5) 2100년 지구 이산화탄소 농도는 940ppm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지구 온도가 4.7℃ 상승한다.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은 우리나라 기후변화와 관련한 과학적 근거, 영향 및 적응 등의 연구 결과를 총망라한 기후변화 백서다. 한반도를 대상으로 2014년부터 2020년까지 발표된 국내외 논문 1900여편과 각종 보고서의 연구결과를 분석·평가했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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