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열사에 국민훈장 무궁화장
50주기 맞아 문재인 대통령, 추서
고 전태일 열사가 12일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1970년 11월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고 외치며 산화한 지 반세기 만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전태일 열사에게 무궁화장을 추서했다. 무궁화장은 국민훈장 가운데 가장 높은 등급으로 노동계 인사 중 무궁화장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훈장은 전태일 열사를 대신해 동생인 전순옥 전 국회의원과 전태삼, 전태리씨가 받았다.
서울 청계천 평화시장에서 재단사로 일하던 전태일 열사는 1970년 11월 13일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며 자신의 몸에 석유를 끼얹고 분신했다. 내일은 전태일 열사가 스물두 살의 젊은 나이로 목숨을 던져 ‘인간 선언’을 한 지 꼭 50년이 되는 날이다.
그의 죽음은 박정희정권 개발독재 시기 가리워져 있던 비참한 노동자들의 삶을 세상에 드러내고 억눌렸던 한국노동운동을 되살리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추서식에는 전태일 열사의 가족들과 전태일 열사와 ‘삼동회’를 함께 했던 최종인, 이승철 등 ‘전태일의 친구들’,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을 딛고 노동자 권익 보호를 위해 지난 50년간 열사의 뜻을 이어 온 전태일 열사의 모친, 고 이소선 여사를 비롯한 가족들의 헌신과 노력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또 정부포상을 추천한 ‘전태일의 친구들’에게 이번 훈장 수여가 친구들의 삶에 대한 격려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상생과 연대를 실천한 열사의 삶을 노동존중사회 실현으로 함께 이어가자고 당부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가족들에게는 추모의 마음을 담은 국화와 영원한 기억을 의미하는 노단세로 만든 꽃다발이 수여됐다.
전태일 열사의 가족과 친구들은 13일 마석 모란공원 전태일 묘역에서 열리는 50주기 추도식에서 열사 영전에 훈장을 헌정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올해 6.10 민주항쟁 기념식을 계기로 ‘민주주의 발전 유공’ 부분을 신설하고 이소선 여사와 전태일 평전을 통해 그의 일생을 세상에 알린 고 조영래 변호사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한 바 있다.
[관련기사]
▶ 택배연대노조, 전태일노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