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정치' 뻔한데 … "환영" "반대" 우왕좌왕 국민의힘
과거 신공항 백지화 '원죄'와 선거 탓 눈치보기 '급급'
부산 "김해신공항 백지화 환영, 가덕신공항 신속 추진"
대구·경북 "감사 받아야" "영남권 갈등·분열로 몰아"
일각 "충청·호남·영남 아우르는 남부권 신공항 대안"
하지만 여권의 '공항정치'를 지적해야할 제1야당 국민의힘은 "환영" "반대" 목소리를 동시에 쏟아내면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이명박·박근혜정부에서 신공항 사업을 백지화했던 '원죄' 탓에다 내년 보궐선거 표심을 의식한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의 김해신공항 백지화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겨냥한 '정치적 결정'이라는 비판에 직면해있다. 2016년 외부기관 평가에서 김해신공항이 1위였고 밀양과 가덕도는 뒤쳐졌는데 4년만에 1위를 백지화하고 꼴찌였던 가덕도로 선회하는 것은 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결정'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여권의 '공항정치'를 한목소리로 비판하는 대신 환영과 반대가 엇갈리는 혼돈스러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내년 보궐선거에 다걸기한 김종인 비대위와 부산지역 의원들, 선거 출마희망자들은 김해신공항 백지화를 환영하면서 지역 숙원사업인 가덕도 신공항을 주장하기에 바빴다.
여권이 '가덕도 신공항 카드'로 표심몰이 하는걸 최대한 물타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이명박정부에서 신공항 논의를 백지화하고, 박근혜정부에서 김해신공항으로 결정한 원죄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자칫 "국민의힘 출신 정권이 죽인 가덕도 신공항을, 민주당이 살렸다"는 구도가 우려되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17일 "정책 일관성이 지켜지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면서도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적극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부산시당(하태경 시당위원장)은 "(김해신공항 백지화를) 환영한다"며 "부산과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가덕도 신공항의 추진은 신속하게,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부산시장 선거 출마 뜻을 밝힌 이진복 전 의원은 환영 뜻을 밝히며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부산시장 도전을 선언한 박민식 전 의원도 "김해신공항 백지화 환영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특별담화 형식으로 가덕도 신공항 추진의지를 확실하게 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TK 통합신공항을 관문공항으로 키우고 싶은 국민의힘 대구·경북쪽은 반발했다. 대구출신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책사업을 함부로 절차에 맞지 않게 하는 것은 감사를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는 "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목적으로 (공항사업을) 이용하려한다면 영남권을 또다시 갈등과 분열로 몰아가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TK의원들은 "국책사업이 갑자기 부산시장 보궐선거용으로 뒤바뀌어 김해신공항 건설사업을 재검토한다고 하니 참담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경남권도 반발에 동참했다.
윤한홍 국민의힘 경남도당위원장은 "오직 선거와 정치 논리로 (김해신공항을) 백지화한 것에 대한 모든 책임은 문재인정부가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여권의 '공항정치'에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자 "제3의 대안으로 맞서자"는 주장도 나온다. 정태근 전 의원은 "(가덕도 신공항 대신) PK, TK, 호남, 충청을 아우르는 남부권 신공항과 공항도시를 건설하자"고 제안했다. 동남권에 관문공항을 만드는 차원이 아니라 충청과 호남, 영남을 아우르는 남부권 통합공항을 만들자는 것. 통합공항 부지로 충청과 호남, 영남의 중간지점인 합천댐과 용담댐 사이, 88고속도로와 대전통영고속도로가 만나는 곳을 꼽았다. 정 전 의원은 "국민의힘이 신뢰받는 대안정치세력으로 인정받으려면 분명한 철학과 함께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유능함을 보여줘야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