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새로운 독서코칭│⑤ 군간부 인문독서강좌

"리더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2021-01-21 11:29:27 게재

코로나19에 대면·비대면을 병행해 진행 … 강좌 '아카이브화'로 더 많은 소통 가능

군에서의 독서 열기는 코로나19 상황에도 여전히 뜨겁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2020년 병영독서활성화 지원사업은 300개 부대 병사들을 대상으로 독서코칭 1800회 , 군간부를 대상으로 인문독서강좌 100회가 진행된다. 군간부 인문독서강좌는 코로나19로 비대면을 병행해 진행하고 있다. 군간부를 대상으로 한 맞춤형 동영상 강좌에 뜻있는 명사들이 적극 참여했고, 이를 아카이브화해서 더 많은 장병들이 함께하고 있다. <편집자주>


"윤동주는 학창시절 가장 많이 접한 시인이죠. 그런데 윤동주가 맹자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사실은 잘 모릅니다. 실제로 윤동주가 가장 많이 읽은 책이 '성경'과 더불어 '맹자'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맹자와 윤동주'를 주제로 리더란 무엇인지, 리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아볼까 합니다."

베스트셀러 '회장님의 글쓰기' '대통령의 글쓰기'의 작가인 강원국 전북대 기초교양교육원 교수가 지난해 12월 23일 '인문정신을 키우는 9가지 방법'을 주제로 군간부 인문독서강좌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사랑의책나누기운동본부 제공


◆군간부를 위한 강좌 촬영은 = 지난해 12월 23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스튜디오에서는 카메라 3대를 앞에 두고 특강이 한창이었다. 이날 강사로 나선 이는 윤동주의 시와 산문을 다룬 '처럼' '나무가 있다' 등으로 잘 알려진 김응교 숙명여대 기초교양대학 교수였다.

수년 전부터 사랑의책나누기운동본부가 주관하는 군부대 북토크에 참여해왔던 김 교수는 코로나19로 부대를 방문하지 못하다가 군간부들을 위한 동영상 강좌 제의를 듣고 선뜻 동참을 결정했다.

스튜디오에서의 촬영 분위기는 훈훈했다. 윤동주의 시와 함께 맹자를 강의하던 김 교수는 하모니카를 문 채 기타들 켜며 윤동주의 시로 만든 자작곡을 노래했다. 이날 강의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지난해 12월 23일 전호근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가 군간부 인문독서강좌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사랑의책나누기운동본부 제공


"윤동주의 '자화상'이나 '참회록' '서시'는 성찰의 기록입니다. 우리는 성찰의 부족으로 인생이 꺾인 수많은 리더들을 봅니다. 부디 간부 여러분들께서는 성찰과 행동을 병행함으로써 리더로서의 삶을 사는 것은 물론 많은 병사들에게 길잡이가 되어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이른 아침부터 촬영이 진행됐는데, 코로나19 방역의 일환으로 최소 인력만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김 교수는 이도흠 한양대 국문과 교수에 이어 촬영을 시작했다. 이어 전호근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강원국 전북대 기초교양교육원 초빙교수의 촬영이 밤늦도록 이어졌다.


◆저명한 인문학자, 작가 참여 = '리더가 리더다!(READER makes LEADER)'라는 슬로건이 말해주듯 병영독서활성화 지원사업 군간부 인문독서강좌는 군의 중추라고 할 수 있는 장교와 부사관을 대상으로 한다. 지원사업 초기에는 병사들을 대상으로 한 독서코칭과 특강 등의 프로그램만 진행했으나 병영독서의 확산과 정착을 위해서는 군간부의 관심과 노력이 중요하다는 인식 아래 병사 대상 독서코칭을 군간부로까지 확대해 양질의 인문독서강좌를 지원하고 있다.

2020년 군간부 인문독서강좌의 경우 코로나19 상황으로 대면으로 진행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에 따라 병영독서활성화 지원사업을 주관하는 사랑의책나누기운동본부는 동영상 촬영을 병행해 비대면 군간부 인문독서강좌를 추진했다. 나아가 군간부 인문독서강좌를 아카이브화함으로써 더 많은 군부대 간부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사업을 재설계했다. 이 강의를 1개 부대에서만 듣는 게 아니라 군간부 인문독서강좌에 참여하는 16개 여단급 이상 부대 등이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저작권이 협의되는 대로 육·해·공군 등 더 많은 장병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군간부 인문독서강좌에는 저명한 인문학자, 작가 등이 참여하고 있다. 김 교수 등이 진행한 2차 촬영 이전 한창완 세종대 창의소프트학부 교수, 이희수 성공회대 석좌교수, 남정욱 작가가 1차로 촬영을 마쳤다. 12일에는 3차로 유현준 홍익대 건축학과 교수, 유성호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정여울 작가 겸 문학평론가, 영화 '변호인' '강철비' 등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한 양우석 영화감독이 강좌를 진행했다.

이국종 아주대 외상센터장 등 대면 강의에 이어 코로나19 상황이 다소 진정되면 다시 대면 강좌도 적극 시작할 계획이다. 문성후 리더십중심연구소 소장,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남궁인 응급의학과 전문의 겸 작가, 김동우 사진작가의 특강이 2월부터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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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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