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원유비중 2011년 87%에서 지난해 69%

2021-01-28 11:54:23 게재

값싼 멕시코·러시아산 증가

이란산 수입중단도 주이유

2011년 87.1%에 달하던 우리나라의 중동산 원유수입 비중이 지난해 68.8%로 급락했다. 중동산 원유 비중이 70% 아래로 떨어진 것은 1989년 72.1% 이후 31년 만의 일이다.

28일 한국석유공사와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28개국으로부터 9억8026만배럴의 원유를 수입했다. 이중 사우디로부터 수입물량이 3억2581만배럴로 전체의 33.2%에 달했다. 사우디산 원유비중은 2019년 27.7%에서 5.5%p 늘었다.


그러나 중동산 원유비중은 전체적으로 2017년 81.7%에서 2020년 68.8%로 매년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2016년 이후 급증한 미국산 원유도 2019년 1억3789만배럴(비중 12.9%)에서 2020년 1억441만배럴(10.7%)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카자흐스탄 원유는 5793만배럴(2.9%)에서 1893만배럴(1.9%)로 줄었다.

대신 멕시코산은 4590만배럴(4.3%)에서 5016만배럴(5.1%)로, 러시아산은 3074만배럴(2.9%)에서 4623만배럴(4.8%)로, 호주산은 789만배럴(0.7%)에서 1456만배럴(1.5%)로 각각 늘었다. 노르웨이산 원유도 2019년 73만배럴(0.1%)에서 2020년 863만배럴(0.9%)로 늘었다.

멕시코산은 중질유로 가격이 저렴하다. 러시아산과 호주산은 중동이나 미국에 비해 거리가 가까워 운송비가 저렴하다. 노르웨이에선 지난해 신규 유전이 개발됐다. 수송기간은 중동 3~4주, 미국 5~6주 소요된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석유수요가 급격히 줄자 공급과잉으로 이어졌고, 유례없는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정유사 정제마진도 급감했다"며 "정유사 경영난이 심화되자 조금이라도 저렴한 원유를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다보니 중동산과 미국산 원유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중동산 중 사우디산 원유의 증가는 공급안정성과 가격요인 때문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오만산과 아랍에미리트(UAE)산 원유 도입단가는 각각 배럴당 51.2달러, 47.9달러였는데 사우디산은 44.1달러였다.

한편 최근 중동산 원유가 급감한 것은 이란산 수입이 전면 금지된 이유도 크다. 이란산 원유는 2017년 1억4787만배럴을 도입해 전체 수입량의 13.2%를 차지했으나 미국의 이란제재로 2019년 3323만배럴(3.1%)로 줄어든 이후 2020년 전면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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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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