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심훈' 예술로 기린다

2021-03-10 11:20:57 게재

동작구 탄생 120주년 기념 … 지역예술가 지원도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은 /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 한강 물이 뒤집혀 용솟음 칠 그날이 / 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주기만 할양이면…'

서울 동작구가 '그날이 오면'으로 친숙한 시인이자 언론인 독립운동가 심 훈(1901~1936)을 문화예술로 기린다. 동작구는 심 훈 탄생 120주년을 기념하는 기획사업을 진행한다고 10일 밝혔다.

흑석동 심 훈 동상 옆에서 주민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 동작구 제공


흑석동에서 태어난 심 훈은 3.1운동에 적극 참여해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됐다 출소한 뒤 중국으로 망명했다. 신채호 이회영 등 독립운동가들과 교류하면서 민족을 위로하고 독립에 대한 희망을 주는 글을 썼다. 특히 1930년과 1935년 발표한 저항시 '그날이 오면'과 소설 '상록수'는 민족이 아픔을 이겨내고 희망과 자긍심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작구는 2014년 옛 흑석체육센터 옆 효사정 입구에 문학비를 세우고 태양광 조명 등을 설치해 주민들이 심 훈을 기억하며 시를 음미할 수 있도록 했다.

시인이 탄생한지 120주년이 되는 올해는 문화예술로 그의 생애와 작품을 기린다. 3월 1일 현재 동작구에 1년 이상 거주하고 있는 19세 이상 예술가나 지역에 1년 이상 연고를 둔 예술단체를 지원하는 형태로 기획사업을 진행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침체된 지역 문화예술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다.

연극 영화 인형극 등 공연분야와 회화 사진 조각 등 시각분야로 나눠 지원한다. 공연분야는 30분 이상 분량 희곡이나 시나리오 등 계획서나 악보와 무대배치도 등 세부자료를 첨부해 신청해야 한다.

5월 28일까지 신청한 주민과 단체 가운데 최종 10팀을 선정, 최대 400만원을 지원한다. 선정된 작품은 올해 10~11월 공연과 전시 등으로 주민들에 선보이게 된다. 동작구 관계자는 "기획사업을 통해 코로나19 장기화로 침체된 지역예술이 살아나고 우수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발굴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의 02-820-9657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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