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2주내 국정원 불법사찰 조사" 압박

2021-03-16 11:23:13 게재

박형준 개입 여부 등 따져

야당 "선거 이후로" 방어

국정원 "정치 중립·법 준수"

여당이 국가정보원에 불법사찰 조사에 4.7 재보궐선거 이전에 내놓을 것을 압박하고 나섰다. 반면 야당은 이를 차단하기 위해 안간힘이다. 박지원 국정원장은 국정원의 정치적 중립 입장을 재확인했다.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의 이명박정부 당시 청와대 홍보기획관, 정무수석으로 일할 때 국정원에 불법사찰을 요구, 받아본 것 아니냐는 의혹과 관련해 여당은 선거전에 공세를, 야당을 방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15일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김병기 여당 간사는 "국정원에서는 지난 2월 17일부터 한달동안 진행상황 경과를 보고 받은 결과 특별한 TF를 구성하거나 진상조사에 대해서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여당 의원들이 많은 질문과 질책을 했다"면서 "국정원은 한달 내에 다소 의미있는 결과를 추진하겠다고 얘기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서 정보위에서는 2주 정도 기간을 봐가면서 진척이 이전처럼 더디거나 소극적일 경우 국회 증감법 10조에 의해 문서검증을 의결하겠다고 통보한 상태"라며 "직원 4명 변호사 3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를 구성해서 지금까지 요구한 자료에 대해서 한달 내 의미있는 자료를 제출하겠다고까지 얘기를 했다"고도 했다. 여당은 한달 전 정보위에서 △2009년 12월 16일 작성한 민정수석실의 정치인 등 주요인사 신상자료 관리협조요청보고서와 이와 관련한 BH(청와대) 보고서 일체 △소위 사찰성 보고서 수집·배포한 조직 관련 사안 일체(기간은 2009년 12월16일 전 기간), 공식조직일 경우 직제표상 소속 및 임무, 비공식조직일 경우 소위 조직활동계획서 등 비공식 조직 운영 관련 사안 일체 △2009년12월16일 이후 직무 사찰대상자 수와 사찰방법 활동내역 △사찰정보의 청와대 보고건수 및 보고서 등을 요구했다. 박형준 후보가 이명박정부 청와대 근무 시절에 불법사찰에 관여했는지를 드러내려는 의도로 보인다.

재보궐선거가 3주정도 남아 있어 투표일 전에 이명박, 박근혜정부 시절의 불법감찰이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야당은 국정원 불법사찰과 관련한 게 선거 전에 확대되는 것을 최대한 막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국민의힘 소속 하태경 간사는 '국가정보기관의 사찰성 정보공개촉구 및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결의안'을 안건조정위에 회부한 이유에 대해 "선거 앞두고 있어서 국정원이 선거 중심에 서있는데 그런 상황 피하기 위해서라도 선거 이후로 국정원 불법 사찰 이슈를 넘기는게 좋겠다는 차원에서 안건조정위 회부하게 됐다"며 "선거 앞두고 정쟁화 하면 안된다"고 했다. 안건조정위에 회부하면 여야 동수로 위원회를 구성해 '90일 이내'에서 논의할 수 있다.

또 박 후보의 불법사찰 관여 여부에 대해 하 간사는 "'청와대 홍보기획관실이라고 했을 때 박형준이 직접 요청한 근거가 있냐' 했더니 (국정원장이) '그건 없다. 실명 다 쓰지 않는다'(고 했다)"며 "'박형준이 직접 요청하고 지시해서 보고받았다는 근거가 있냐'했더니 '그건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홍보기획관 본인이 요청한 건지 그 밑에 직원이 요청한건지 구별할 수 있냐'(에 대해) '모르겠다'(고 했다)"고도 했다. 박 후보와의 연계성을 확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 간사는 "민정수석 홍보기획관이 요청할 경우 요청자를 확인해서 보고서를 만들거나, 홍보기획관이면 누가 요청했는지 명확히 한 뒤에 보고서를 생산해서 친전 문서로 당사자한테 직접 전달한다"며 "그 당시에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 국정원이 그렇게 답변했다"고 했다. 박 후보가 사실상 관여돼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국정원은 정치적 중립과 함께 법 준수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날 12시 현재까지 총 171명(개인 160명, 단체 11개)의 정보공개청구가 국정원에 접수됐으며 102건(개인 92, 단체 10군데)에 대해서는 사건 종결 처리했다. 28명(개인 18명, 10개 단체)의 251건이 공개된 상태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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