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한국은행 화폐 한류는 불가능한가
2021-04-06 12:27:05 게재
최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라는 기구의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실망을 넘어 화가 났다. 여기에는 올해 1월 현재 국제무역거래에서 차지하는 각 나라별 통화 비중이 나열돼 있다. 대한민국의 원화가 순위에 있는지 살펴봤다. 미국달러화(38.26%)와 유로화(36.60%) 등이 상위권을 차지한 가운데 아시아권에서는 일본 엔화(3.49%), 중국 위안화(2.42%)가 4위, 5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홍콩과 싱가포르 달러화, 태국 바트화까지 10위권에 포함됐다. 하지만 원화(KRW)는 20위권에도 없었다. 물론 여기에 이름을 올렸다고 그 나라 통화가 대단한 가치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래도 자존심은 상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경제관료들은 코로나19 팬데믹에서도 방어를 잘해 지난해 GDP 규모에서 세계 10위에 올라섰다고 자화자찬한다. 실제로 우리 경제는 몇몇 지표에서 세계 10위권으로 확실히 올라섰다. 최근 한국무역협회 발표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우리가 만든 제품 가운데 점유율 세계 1위를 차지하는 품목은 69개로 국가 순위에서 11위이다. 좋은 소식이다.
그런데 우리 한국은행이 만든 원화는 이처럼 세계에서 인정받는 상품이 될 수 없는 걸까. 2000년대 초반 정부 차원에서 ‘원화의 국제화’ 논의가 있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원화의 초라한 위상이 다시 확인되면서 정부와 한은은 국제화 논의를 엄두도 못내는 모양새다. 원화를 대상으로 한 국제투기세력의 공격이나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금융시장 불안정 등 여전히 국제무대 진출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2019 년 보고서에서 “한국의 통화정책이 제한적인 이유는 원화가 충분히 국제화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 원화의 국제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미중간 경제전쟁이 통화·화폐전쟁으로 번질 조짐이다. 중국은 G2라는 위상에 안맞는 위안화의 낮은 위상을 높이려고 ‘디지털 위안화’를 통해 달러 패권에 도전하는 양상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3일 인민은행이 홍콩과 디지털위안화 결제 기술시험을 시작했고, 태국 아랍에미리트 등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중국과 같을 수는 없다. 다만 “과거에는 힘의 논리에 의해 기축통화를 승인받았다. 디지털화가 되면 누가 승인하지 않더라도 많이 쓰이면 국제화가 될 수 있다”라는 전문가의 지적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BTS도 그렇게 세계를 점령했다. 요즘 전세계적으로 K-팝, K-무비 등 한류가 거세다. K-반도체와 K-자동차도 약진하고 있다. K-원화는 그렇게 될 수 없을까.
문재인 대통령과 경제관료들은 코로나19 팬데믹에서도 방어를 잘해 지난해 GDP 규모에서 세계 10위에 올라섰다고 자화자찬한다. 실제로 우리 경제는 몇몇 지표에서 세계 10위권으로 확실히 올라섰다. 최근 한국무역협회 발표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우리가 만든 제품 가운데 점유율 세계 1위를 차지하는 품목은 69개로 국가 순위에서 11위이다. 좋은 소식이다.
그런데 우리 한국은행이 만든 원화는 이처럼 세계에서 인정받는 상품이 될 수 없는 걸까. 2000년대 초반 정부 차원에서 ‘원화의 국제화’ 논의가 있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원화의 초라한 위상이 다시 확인되면서 정부와 한은은 국제화 논의를 엄두도 못내는 모양새다. 원화를 대상으로 한 국제투기세력의 공격이나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금융시장 불안정 등 여전히 국제무대 진출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2019 년 보고서에서 “한국의 통화정책이 제한적인 이유는 원화가 충분히 국제화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 원화의 국제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미중간 경제전쟁이 통화·화폐전쟁으로 번질 조짐이다. 중국은 G2라는 위상에 안맞는 위안화의 낮은 위상을 높이려고 ‘디지털 위안화’를 통해 달러 패권에 도전하는 양상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3일 인민은행이 홍콩과 디지털위안화 결제 기술시험을 시작했고, 태국 아랍에미리트 등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중국과 같을 수는 없다. 다만 “과거에는 힘의 논리에 의해 기축통화를 승인받았다. 디지털화가 되면 누가 승인하지 않더라도 많이 쓰이면 국제화가 될 수 있다”라는 전문가의 지적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BTS도 그렇게 세계를 점령했다. 요즘 전세계적으로 K-팝, K-무비 등 한류가 거세다. K-반도체와 K-자동차도 약진하고 있다. K-원화는 그렇게 될 수 없을까.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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