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매년 기록을 바꾸는 지구 기후변화

2021-06-09 12:06:57 게재
권원태 APEC기후센터 원장, 한국기후변화학회 전 회장

2014년 이후 7년의 지구평균기온은 관측 사상 가장 따뜻한 1~7위를 차지했다. 보통 지구평균기온은 기온이 장기간 상승하는 온난화와 매년 출렁이는 자연변동성이 겹쳐 해마다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지난 7년은 이례적으로 모두 상위 7위에 기록됐다.

세계기상기구에 의하면 향후 5년 중 역대 가장 따뜻한 해에 관한 새로운 기록이 경신될 가능성이 90% 이상이다.

6번째 대멸종은 이미 진행 중이다

과학은 관측을 통해 온난화를 밝히고 있다. 메탄 이산화탄소 등과 같은 온실가스의 농도 상승도 관측에서 나타난다. 특히 지구온난화 주범인 이산화탄소 농도는 산업혁명 때 약 280ppm에서 2019년에 410.5ppm으로 48% 증가했다. 2020년 코로나19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약 7% 줄었지만, 대기 중 농도는 413ppm으로 추정돼 신기록 경신이 예상된다.

지구온난화로 바뀐 기후패턴의 영향으로 이상기후가 자주 발생하고 강해진다. 2020년 동아시아에서는 집중호우에 의한 홍수와 산사태로 큰 피해가 났다. 국내에서는 관측 사상 최장 장마와 연이어 상륙한 태풍으로 채소가격이 폭등해 밥상 물가를 위협했다.

북대서양에서는 30개의 허리케인(열대성 폭풍)이 발생해 최다기록을 갈아치웠다. 카리브해 국가들과 미국 남서부, 멕시코가 큰 피해를 보았다. 북극지방의 온난화는 북극해 해빙을 녹이고, 중위도 지방의 한파와 폭설의 원인이 됐다.

폭염, 폭우, 폭설, 태풍, 가뭄, 이상 장마 등 이상기후로 산불, 빙하 붕괴, 메뚜기떼 확산, 식량부족 등이 발생한다. 이상기후는 ‘갑자기’ 발생해 사회·경제적 피해를 내고 우리의 소중한 생명을 위협한다. 세간의 이목을 끈 기후 기록과 관련된 사건들의 규모와 피해의 정도가 날로 커지고 있다.

기후변화는 자연재해와 생태계에 바로 영향을 준다. 19세기 말 이후 기온이 1.2℃ 상승했는데 과거 빙하기보다 20배 이상 빠른 변화다. 빠른 변화로 사회·경제와 생태계에 대해 커진 부정적 영향에 적응못한 생물종과 사회는 멸종·도태된다.

지구온난화는 인류생존의 문제다. 북극곰의 문제로 치부돼선 안된다. 과거 지구의 기후가 요동쳐 대멸종 사건이 5번 발생해 당시 군림하던 생물종들이 영향을 받았다. 6번째 대멸종도 이미 진행 중이다.

매년 7.6%씩 줄여야 탄소중립 실현 가능

유엔 산하 정부간기후변화협의체(IPCC) 5차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1950년 후의 온난화는 인간의 활동에 기인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즉 화석에너지 사용 증가가 온난화의 원인이라는 뜻이다.

최근에 이산화탄소를 구성하는 탄소 동위원소 중 C-14의 비중감소가 관측됐다. C-14는 방사성 동위원소로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에는 없다.

산업혁명 이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3가 화석연료 연소가 원인이며 이러한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로 대기 중 C-14 비중은 줄고 있다. 즉 ‘화석에너지 사용 저감을 통한 온실가스 배출의 감축’이 향후 온난화로 인한 기후위기 극복의 핵심이다.

현재의 기후변화는 피할 수 없으나, 수십년 후의 기후변화는 그 원인을 없애는 행동과 실천으로 바꿀 수 있다. 지금부터 매년 탄소배출을 7.6%씩 줄여서 2050년에 탄소배출 ‘0’을 달성하면 우리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이룰 수 있다. 이는 혁신적인 사회 대전환과 기술개발을 통해 가능하다. 당장 행동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