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 불치 넘어 탈모 이기기

원인에 따라 치료하면 탈모 극복도 가능

2021-07-16 11:15:47 게재

유전이라도 관리에 따라 진행 달라 … "조기에 검진하고 스트레스 받는 환경 피해야"

"머리카락이 더 적었으면, 부분부분 좀 빠졌으면"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머리카락은 두피보호의 기능을 할뿐만아니라 미관상으로도 중요하다.
만약 20대가 대머리로 변해간다면, 중요한 사회적 활동을 앞두고 원형탈모가 생긴다면 그 자체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겪게 된다.
탈모는 난치 혹은 불치로 알려져 있다. 탈모가 생기면 패배적 분위기에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탈모 상태나 탈모가 생긴 이유를 찾아들어가 보면 상당 부분 극복할 수 있다.
탈모에 대한 총체적 분석을 통해 탈모의 고민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해결의 실마리를 드리고자 한다.

 


탈모는 머리털이 빠지는 것 자체를 말하는 게 아니라 머리털이 있어야 할 자리에서 없어지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보통 10만개 정도의 머리카락을 갖고 있다. 머리털은 하루에 50∼100개 정도 빠진다. 이 정도는 정상에 속한다. 하지만 자고 나서, 혹은 머리를 감고 난 후 머리카락이 100개 넘게 빠진다면 이유를 찾아봐야 한다.

서울대병원의학정보에 따르면, 탈모는 모낭이 파괴돼 머리카락이 재생되지 않는 경우와 재생되는 경우로 나뉜다.

흉터가 형성되지 않아 머리카락이 재생되는 탈모는 대머리로 불리는 유전성 안드로겐성 탈모, 곰팡이 감염에 의한 두부백선, 휴지기 탈모 등이 있다.

재생되지 않는 경우는 루푸스에 의한 탈모, 모낭염, 모공성 편평 태선, 화상 외상에 의한 탈모 등이 있다.

탈모 중 빈도가 가장 높은 것은 남성형, 여성형 탈모증과 원형 탈모증이 있으며 이들은 재생가능한 탈모군에 속한다.

탈모증 질환의 발생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유전적인 요인이 가장 큰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 외 스트레스나 면역반응 이상, 지루성 피부염에 의해 나타날 수 있다. 스스로 머리카락을 뽑는 습관 또한 탈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남성형 탈모증의 발생에는 유전적 원인과 남성 호르몬인 안드로겐이 중요한 인자로 보인다. 여성형 탈모 일부도 남성형 탈모와 같은 호르몬 탓으로 추정된다.

그 밖에 원형탈모증은 자가면역질환으로 알려져있다.

휴지기 탈모증은 내분비질환, 영양결핍, 약물사용, 출산, 발열, 수술 등 심한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 후 발생하는 일시적인 탈모로 모발의 일부가 생장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휴지기 상태로 들어가서 탈모가 발생한다.

◆2020년 23만여명 진료, 30대 최다 =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탈모로 2020년 진료를 받은 사람은 23만3000여명에 이른다. 2016년 21만2000여명에서 연평균 2.4%씩 증가했다.

탈모증으로 진료받은 남성은 2020년 13만3000여명으로 2016년에 비해 13.2% 증가했다. 여성은 2020년 10만명으로 2016년에 비해 5.8% 증가했다. 지난해 탈모증 환자를 연령층으로 보면, 30대가 5만2000여명 전체의 22.2%로 가장 많았다. 40대가 21.5%, 20대가 20.7%로 나타났다.

조남준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피부과 교수는 "30대에서 탈모증 환자가 늘어나는 것은 실제 탈모가 늘었다기보다 생활수준 향상으로 외모에 대한 관심이 증가해 병원을 찾는 젊은층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한번이라 탈모증상으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모두 87만6000여명으로 나타났다.

◆탈모 수술 후에도 약복용해야 = 전문가들은 탈모는 조기에 발견해 처치하는 게 좋다고 말한다.

조 교수는 "머리를 감거나 자고나서 정수리 부위나 앞머리 부위에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거나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거나 유전적으로 탈모가 있다고 의심되면 병원을 방문하라"고 권한다.

탈모 치료는 탈모 원인과 유형에 따라 다르게 접근한다.

남성형 탈모의 치료에는 2∼5% '미녹시딜' 용약 도포가 많이 사용된다, 초기 반응은 약 6개월 이후에, 최대반응은 약 1년 후에 나타나고 중단하면 2개월 후부터 다시 탈모가 시작된다. 지속적인 대응이 중요한 셈이다.

안드로겐 생성이나 이용을 억제하는 경구피임약이나 전신적 항안드로겐 약물도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부작용으로 실제 임상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남성의 남성형 탈모증의 경우 테스토스테론의 농도를 감소시키지 않고 안드로겐 수용체 결합에도 영향이 없는 5-알파 리덕타제 억제제인 '피나스테라이드'를 많이 사용한다. 이 약물을 사용한 환자는 1년 후 약 50%, 2년 후에는 60% 발모가 증가되고 머리카락 굵기나 길이도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최근에는 비슷한 약리작용을 가지는 '두타스테라이드'라는 약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 약은 적어도 3개월 이상 사용해야 효과가 있는지 알 수 있다. 복약을 중단하면 탈모가 다시 진행된다.

많이 사용하는 미녹시딜의 경우 피부가 가렵거나 붉어질 수 있고 전신흡수로 다모증과 저혈압이 나타날 수 있다. 피나스테라이드나 두타스테라이드는 전립선암 지표가 2배 증가한다거나 일부 성욕 감소나 성기능 장애가 보고됐다.

남성형 탈모가 심할 경우 수술적 치료를 할 수 있다. 후두부처럼 탈모가 나타나지 않는 부위의 머리카락을 탈모 부위로 이식하는 것이다. 이전에는 미니이식이나 미세이식을 많이 했으나 요즘은 털집 분리기술의 발달로 대부분 모낭단위 이식을 시행한다. 최근에는 단일모 이식술까지 개발됐다.

수술 후에도 복용약은 유지해야 한다. 약물이나 수술을 하기 어려운 경우 가발을 사용하기도 한다.

◆머리카락 외 몸 이상상태도 개선해야 = 탈모에 대한 한의약적 접근은 몸 전반의 건강상태 개선을 이뤄가면서 국소치료를 병행한다.

한의학에서는 피가 부족해서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으로 본다. 피를 보충하는 사물탕을 기본으로 쓰고 환자의 몸을 개선할 약재를 추가한다. 국소치료는 침·봉약침·직구치료가 있다. 국소부위의 혈류순환을 증가시키고 강한 재생자극을 줘 탈모치료에 도움을 준다.

한방에서는 원형탈모증은 대부분 스트레스로 인해 생긴다고 본다.

곽노규 강남동일한의원 원장은 "큰 병을 앓고 난 후의 탈모, 출산 후의 탈모, 스트레스로 인한 탈모는 쉽게 치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최유정 광진경희한의원 원장은 "탈모는 전신의 건강이상과 함께 온다"며 "머리카락에 국한된 것이 아닌 전신을 살펴 문제 요인을 제거하고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잦은 음주에 기름기 많은 음식을 즐기는 탈모환자가 있었다. 여드름이나 땀띠 같은 피부질환도 같이 생기는 환자였다. 이 환자의 경우 풍열증을 치료하는 한약을 처방하고 식습관 관리를 지도한다.

또 쉽게 지치고 배탈도 잘 나며 안색이 좋지 않고 생리 문제를 동반하는 여성 환자의 경우에는 모든 기혈을 보강시켜주는 한약을 처방하고 식습관과 더불어 쉬는 법도 지도한다.

탈모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과도한 스트레스나 피로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곰팡이나 지루성피부염과 같은 피부질환에 의해 탈모가 발생하지 않도록 두피를 청결하고 괘적한 상태로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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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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