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이재명 대선후보와 회동
축하와 덕담 건네
경선갈등 봉합 효과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만났다. 이 후보가 지난 10일 민주당 경선에서 대선 후보로 확정된 지 16일 만이다.
문 대통령과 이 후보는 26일 오전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나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과 이 후보 회동에는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 한 명만 배석했다.
차담 형태로 50여분간 진행된 이번 회동에서 문 대통령은 당내 경선에서 최종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 후보에게 축하를 건네고 그간의 노고를 위로했다. 이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당내 갈등을 치유하고 4기 민주정부 창출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당초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등을 포함해 대선 정국의 핵심 이슈에 대한 대화가 오갈지 관심을 모았으나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정치적 사안이나 선거와 관련한 발언을 할 경우 정치 중립 위반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는 우려를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과 이 후보의 이번 회동이 선거 개입으로 비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해왔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25일 "선관위의 유권해석을 받았다"며 "의제를 미리 조율한 것은 아니지만 비정치적인, 그래서 선관위 유권해석의 범위를 넘어서지 않는 범위에서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정치적 현안이나 선거와 관련한 대화는 오가지 않았지만 문 대통령과 이 후보의 만남은 그 자체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원이기도 한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차기 대선 후보가 만남으로써 경선 과정에서 불거졌던 당내 갈등을 봉합하고 지지층의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과거 2002년 대선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노무현 후보 선출 이틀 만에 만났고, 2012년 대선 때에는 다소 껄끄러운 관계였던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박근혜 후보의 회동까지 13일이 걸렸다. 이에 비해 문 대통령과 이 후보의 만남은 늦은 편이지만 둘 사이의 관계보다는 경선 과정에서 이 후보측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측의 갈등이 고조됐던 탓이 크다.
하지만 이 후보가 지난 24일 이 전 대표와 만나 선대위 상임고문직 수락을 이끌어낸 데 이어 문 대통령과 만남으로써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원팀' 구성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