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와 창암이 만났을 때 … 조선 명필 합작 비문 전시

2021-10-28 10:20:30 게재

전북 완주군 금석문 전시회

전북 완주군이 추사 김정희(1786∼1856)와 창암 이삼만((1770~1847)이 합작으로 쓴 비문 등을 모아 탁본 전시회를 열어 눈길을 끌었다. 
완주군은 지난 25일부터 28일까지 완주군청사 1층에서 역사적 발자취를 만날 수 있는 금석문 탁본 40여 점을 전시했다. '문화가 있는 날' 일환으로 '탁본에서 찾은 놀라운 역사 속 인맥'을 주제로 한 전시회다. 

조선 3대 명필로 통하는 추사 김정희와 창암 이삼만의 글씨가 함께 들어간 비문이 포함돼 관람객의 발길을 잡았다. 추사와 창암은 눌인 조광진(1772∼1840)과 함께'조선 3대 명필'로 불렸다. 

추사와 창암 등 당대 최고의 두 명필이 합작으로 쓴 비문은 완주군 용진면 상운리 늑동마을의 '정부인 광산김씨 묘비'이다. 비문의 전면은 추사 김정희가 례서(隷書)로 썼으며, 후면은 창암 이삼만이 해서(楷書)로 썼다. 비문은 정부인 광산김씨의 가계와 부군 전주최씨 문충공의 후손 창익의 행적 등을 담고 있다. 완주군은 추사가 쓴 전면의 비문에서 추사 특유의 중후한 균형 감각과 전체를 아우른 글자 형태가 매우 뛰어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추사와 창암의 두 명필이 함께 쓴 또 다른 작품은 완주군 봉동읍 은하리에 있는'김양성 묘비' 탁본도 전시한다. 170여 년이 지났지만 조금도 마모된 부분이 없고 네모 모양의 큰 받침돌을 뜻하는 대석(臺石)이 매우 높아 비신(碑身)이 크지 않은데도 훤칠하게 보인다.

김양성의 가계와 행적을 장남 김항율이 짓고, 추사가 전면의 21자를 예서로, 창암이 후면을 해서로 각각 쓴 귀한 묘비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추사·창암의 글씨 외에도 화암사 중창비, 송광사 개창비, 송영구 신도비, 안심사 사적비를 비롯하여 황거중 신도비, 홍남립 묘비 탁본 작품들도 전시된다.

완주군 관람객을 대상으로 탁본 체험, 부채 만들기와 에코백 만들기 등 관련 행사를 진행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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