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숨 폐 건강법

숨쉬기 편하지 않으면 '무조건' 검사해야

2021-11-12 11:27:04 게재

생활·작업 공간 먼지와 공기 오염 방지 중요 … "폐 건강, 면역력 증진과 직결"

숨을 편안하게 천천히 고르게 쉬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는 것은 폐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중요한 단서다. 폐에 바이러스가 들어가거나 염증이 생기거나 종양이 생기면 호흡이 급해지고 거칠어지며 힘들어진다.

코로나19 유행을 겪고 있는 요즘 국민들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험성에 대해 알게 됐다. 하지만 폐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하고 손상을 입히는 것은 코로나 바이러스만이 아니다.

먼지 진드기 대기오염 환경오염 뿐만 아니라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음식 등 수많은 요인들이 폐 건강을 위협한다. 대표적인 폐질환 발생 원인을 살펴보고 예방하고 처치하는 정보를 살펴 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는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다. 일상적으로 손씻기 구강위생 관리는 이제 생활화할 필요가 있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폐는 '목숨'을 유지하는 중차대한 기능을 담당한다. 폐가 숨 쉬기를 멈춘다는 것은 생명을 잃음을 뜻하기 때문이다.

숨 쉴 때 씩씩 소리가 나거나 숨을 헐떡거리거나 고르지 않은 호흡, 그치지 않는 기침 등의 상태를 보고 폐의 건강 상태나 응급상황을 판단할 수 있다. 숨이 편안하고 고르게 쉬어지는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칠 줄 모르는 기침, 천식 의심 = 흔한 감기는 대개 무리한 활동을 하거나 추운 날씨에 노출하지 않으면 저절로 좋아진다. 감기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약은 없다. 소주에 고춧가루를 넣어 마셔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감기에 의한 기침은 보통 3주를 넘지 않는다. 만약 3주가 넘어서도 기침이 계속된다면 감기에 의해 합병증이 생겼거나 다른 원인이 생긴 것이다.

콧물이 목으로 넘어가고 누우면 기침이 심해지는 증상이 있으면 후비루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쓴물이 입에 올라오고 저녁 늦게 식사하거나 술·커피를 많이 마신 날 밤에 자다가 기침이 나온다면 역류성위염이 원인이다. 원인에 대해 처치하지 않고 기침약만 먹어서는 효과를 볼 수 없다.

이세원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러한 기침이 쌕쌕하는 숨소리나 숨찬 증상과 함께 나타나면 천식을 의심해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천식은 폐 속으로 공기가 들어가는 기도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긴 상태다. 그러면 기도는 대기 중에 있는 각종 자극물질에 의해 쉽게 과민반응을 일으키고 기도가 좁아지거나 경련을 일으키기도 한다. 숨이 차면 바로 누워서 잠을 자기도 어렵게 된다.

여러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는데 주로 유전적인 요소나 알레르기 체질 혹은 기도 감염, 집먼지, 진드기, 대기오염, 환경오염 등도 원인이 된다.

이 교수는 "천식은 완치보다 증상을 호전시켜 일상생활의 활동범위를 넓혀주면서 질환 악화를 막는 게 중요하다"며 "겉으로 나타나는 증상보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정확한 발병원인을 찾고 체질과 병증에 적합한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천식을 고치기 어려운 고질병으로 여겼지만 최근 들어 치료법이 많이 발전했다. 숨쉬기 상태가 의심이 되면 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만성적인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천식으로 진료받은 사람은 80만여명이다. 2019년 131만여명, 2018년 144만여명 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 착용 등 거리두기 실천의 결과로 천식환자 발생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춥더라도 아침저녁으로 혹은 귀가한 후 환기를 습관적으로 하자. 사진 이미지투데이

◆폐렴 증상 있으면 코로나19 검사를 = 폐에 염증이 생기는 폐렴은 많은 경우 감기에 걸린 후 발생한다.

특히 독감바이러스의 경우 바이러스 자체가 폐로 들어가 염증을 일으킨다. 하지만 바이러스에 의한 상기도 감염 이후 기관지 점막이 2차적으로 균이 들어가기 쉬운 상태가 되어 폐렴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

윤호일 분당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에 따르면 폐렴의 원인은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리켓치아 기생충 결핵균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이 가운데 폐렴구균에 의한 세균성 폐렴이 가장 흔하다.

만성적인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한 심신쇠약, 특히 감기나 독감에 걸린 이후 기관지와 폐 점막이 손상되는데 그 틈을 타 원인균이 폐에 쉽게 침투한다.

폐렴균은 입을 통해 들어가기 때문에 구강위생이 가장 중요하다. 폐렴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예방주사다. 인플루엔자 혹은 폐렴구균 예방주사가 많이 쓰인다. 고령자나 면역저하자 당뇨병-종양-심폐질환자 등은 예방접종이 필요하다.

예방주사를 맞았다고 모든 폐렴이 예방되는 것은 아니다. 다른 균에 의해 폐렴에 감염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가장 심각한 종류는 의료기관 안에서 감염되는 '병원획득성 폐렴'이다. 환자의 엑스레이 혹은 흉부CT 이상으로 진단할 수 있다. 치료는 동반질환과 위중 여부에 따라 선택적으로 항생제를 사용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2020년 폐렴으로 진료받은 경우는 67만여명으로 2019년 140만여명, 2018년 134만여명보다 크게 줄었다. 이 또한 코로나19 방역수칙 준수의 결과로 추정된다.

코로나19에 의한 폐렴의 경우 일반 폐렴보다 가래 등의 증상이 심하지 않다. 엑스레이와 CT에서 나타나는 양상도 다르다고 보고됐다. 폐렴 증상이 있으면 일단 코로나19 검사를 받기를 권한다.

◆결핵환자는 6개월 꾸준한 약제 복용 = 결핵은 공기 중 결핵균 감염으로 발생한다. 환자가 말하거나 기침을 할 때 튀어나온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가래방울을 흡입해 감염된다.

결핵에 감염되었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환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감염자 가운데 5∼10%정도가 오랜 기간 잠복상태에 있다가 발병한다. 당뇨 알코올중독 영양실조 등 건강상태가 나쁘면 발병률이 높아진다. 결핵은 유전되지 않지만 결핵이 쉽게 발병하는 감수성은 유전될 수 있다.

증상은 기침 가래가 있고 간혹 혈담이 있다. 미열과 식은땀, 식욕 감퇴, 체중 감소 등 전신 증상이 있지만 전혀 증상이 없는 사람이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

폐결핵 진단에 가장 흔한 검사는 방사선 검사다. 방사선 사진에 폐결핵이 의심되면 가래검사를 한다. 가래를 현미경으로 관찰해 결핵균이 있는지 보고 검사실에서 결핵균을 배양한다. 배양 결과는 1∼2달 뒤에 나온다. 그 외에도 CT, 기관지 내시경검사, 피부반응검사 등이 보조적으로 사용된다.

치료는 결핵약제를 사용한다. 보통 4가지 약제를 동시에 처방하기 때문에 약 가지수가 많다. 하지만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최선이다. 6개월 정도 복용해야 한다. 복용 후 1∼2개월이 지나면 기침이나 가래 등의 증상이 거의 없어지기 때문에 나머지 약 복용을 게을리 할 수 있다. 이것이 결핵치료의 가장 큰 방해요소다.

1차약제에 내성이 생겨서 2차약제를 쓰는 경우 치료기간이 늘어난다. 최소 1년 6개월에서 2년이 걸린다. 경우에 따라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까지 생긴다.

윤 교수는 "결핵은 감염병이기 때문에 약을 잘 복용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감염시킬 수 있다. 특히 자신과 접촉이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가장 많다"며 "결핵환자가 꾸준히 약을 복용하는 것은 자신의 건강과 건전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책무"라고 강조했다.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결핵환자는 2만5350명으로 2019년 3만304명, 2018년 3만3796명에 비해 많이 줄었다. 이 또한 코로나 방역의 영향으로 추정된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김규철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