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시멘트' 해마다 눈덩이처럼 늘어
환경부 "유해물질 기준치 이내"
시민단체 "시멘트 등급제 실시"
최병성 전국시멘트대책위원회 상임대표의 말이다.
최 대표는 "우리나라처럼 온 국민이 새로 지은 아파트에서 사는 나라는 없다"며 "국민 건강을 위해 최소한 주택 건축용 시멘트라도 폐기물을 섞지 말고 따로 관리하는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가 14일 국내 유통 시멘트 중금속·방사능을 조사한 결과를 내놨다. '쓰레기시멘트'라는 국민들 우려와 달리 국내 유통중인 시멘트 제품 12종에 대해 '6가 크롬' 등 중금속 검출농도를 조사한 결과 자발적 협약 기준치의 약 35% 수준이라는 내용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2008년부터 매월 폐기물 대체원료와 보조연료로 생산된 포틀랜드 시멘트 제품 10종에 대해 6항목의 중금속 검출 추이를 분석하고 있다.
2008년 9월부터 6가 크롬, 비소, 카드뮴, 수은, 납, 구리 등 중금속 6개 항목, 2019년 9월부터 세슘(134Cs, 137Cs), 요오드(131I) 등 방사능물질 3개 항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환경부는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조사한 제품 12종의 6가 크롬 평균 농도는 6.76mg/kg으로 자발적 협약 기준인 20mg/kg을 초과한 제품은 없었다"며 "세슘 등 방사능물질 3항목도 모두 불검출(결정준위 미만)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환경부가 운영하는 '환경마크 인증'의 경우 6가 크롬 함량기준은 1.5mg/L 이하다. 시멘트 생산에 들어가는 폐기물은 △대체원료(석탄재 등에서 점토 및 규산질 성분 활용)와 △보조연료(소성로 열원으로 사용하는 폐타이어 폐합성고분자화합물 폐고무류 폐목재 등) 두가지로 분류된다.
1990년대 이후 이런 폐기물이 시멘트 생산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업계와 환경부는 '자원 재활용'과 '유연탄 대체효과'를 주요 성과로 꼽는다. 유연탄 가격이 오르면서 폐기물 사용량은 급격하게 늘어나는 추세다.
시멘트 총생산량은 2017년 5740만톤에서 2020년 4751만8000톤으로 줄었는데 시멘트공장 폐기물 사용량은 2017년 699만7000톤에서 2020년 807만9000톤으로 급증했다.
오염물질 다량배출 20위 기업 중 시멘트공장이 8개나 포함됐다. TMS(굴뚝자동감시장치)가 부착된 전국 631개 사업장 대기오염물질 연간배출량의 32%(6만2546톤)가 시멘트공장에서 나온다.
지난달 16일에는 전국시멘트대책위원회가 출범했다. 대책위는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환경오염 통합관리'에 시멘트공장을 포함시킬 것 △대기오염 배출량 2위 강원도를 '대기관리 특법관리 대상'에 포함할 것 △국민 건강을 위해 시멘트 등급제를 실시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이런 문제제기에 대해 전태완 국립환경과학원 자원순환연구과 과장은 "일본 독일 중국도 시멘트 제조과정에서 대체원료와 보조연료를 쓰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유연탄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더 확대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주거용 건축에 쓰는 시멘트는 분리해서 기준을 정해야 하지 않나?"라는 질문에 전 과장은 "콘크리트가 양성되면 시멘트 내 중금속은 고정된다"며 "새집증후군과 아토피 등은 시멘트보다 건축내장재에 포함된 휘발성유기물질의 영향이 더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시멘트공장 배출규제가 너무 약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1990년대부터 보조연료를 사용했고 TMS를 설치했다"며 "시멘트공장 인근의 분진 때문에 국감에서도 지적이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