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 대선 투표율 '비상' … 여야 '득실계산'도 복잡
4.7 재보선서 2030대 투표율↓… 정치혐오·코로나도 하락 요인
"노령층 지지 높은 윤석열 유리" vs "지지층 결집 강한 이재명 유리"
내년 대선 투표율에 비상등이 켜졌다. 2030대를 중심으로 투표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 2007년 대선 이후 상승세를 탔던 투표율이 하락반전할 경우 여야 어느쪽에 유리할지를 놓고 전망이 엇갈린다.
투표율의 최대 변수는 2030대다. 2030대는 2017년 대선에서 높은 투표율을 보이면서 '문재인 승리'의 1등공신 역할을 했다. 2017년 대선은 2030대의 투표 행렬에 힘입어 2002년 대선 이후 최고 투표율(77.2%)을 기록했다.
2030대의 투표 행렬에 이상기류가 감지된 건 올해 4.7 서울시장 재보선이었다. 2030대는 40%대의 저조한 투표율에 그쳤다. 박근혜 탄핵 직후 높은 정치 관심도를 보였던 2030대가 '조 국 사태'와 청년 실업, 부동산 급등을 겪으면서 정치불신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2030대의 변화는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감지된다. 전국지표조사(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20∼22일,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투표 의향을 물은 결과 '반드시 투표한다'는 78%였다.
소극적 투표층과 기권층은 21%에 달했다. 눈에 띄는 건 2030대층이다. 20대의 소극적 투표층과 기권층은 41%나 됐다. 30대에서는 27%에 달했다. 2030대 투표율이 저조할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여야의 도 넘은 네거티브도 정치혐오를 부르면서 기권을 부추길 것이란 관측이다. 코로나19 재확산도 투표율에는 악재다.
결국 내년 대선 투표율은 2007년 이후 상승세(2007년 63.0%→2012년 75.8%→2017년 77.2%)가 꺾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내년 대선에서 2030대를 중심으로 투표율이 하락할 경우 판세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역대 대선에서 2030대를 중심으로 투표율이 낮아지면 보수후보가 유리하다는 게 정설로 통했다. 상대적으로 투표율이 높은 노령층에서 지지가 강한 보수후보가 이길 확률이 높다는 것.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2030대 투표율이 하락하면 결국 선거는 4050대와 60세 이상의 세대간 대결이 될 텐데, 50대에서 이재명 후보가 압도적 우위를 보이지 못하는데다 윤석열 지지세가 강한 60세 이상은 높은 투표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 윤 후보가 유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반면 익명을 요구한 야권인사는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문재인 대통령 긍정평가층이 40%대로 흔들림 없는 추세"라며 "투표율이 60%대 이하로 낮아진 가운데 여권지지층이 강하게 결집한다면 이 후보가 유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