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트윈'으로 산업혁신 가속화

2021-12-27 10:46:51 게재

실증사업서 효과 확인

기술격차 극복이 과제

'디지털트윈'을 활용해 산업을 혁신하는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주요 선진국과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활용사례가 늘고 있고, 한국도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앞장서 서비스 실증에 나서고 있다.
서울시는 605㎢에 이르는 서울 전역의 모습을 3차원 입체 지도로 만든 'S맵'을 지난 4월부터 일반에 공개했다. 사진은 서울시청 근처를 S맵으로 들여다본 모습.


◆사물 관제·분석·예측에 사용 = 디지털트윈은 가상공간에 현실과 동일한 '디지털 쌍둥이'를 3차원(D) 형태로 구현한 것이다. 단순히 외형만 복제한 것이 아니라 센서와 통신망을 활용해 사물의 작동 환경이나 현재 상태를 동기화한다. 이를 통해 사물을 관제하거나 모의실험을 통해 분석·예측까지 가능하게 한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에너지 항공 자동차 헬스케어 국방 등 여러 분야에서 자산 최적화, 고장 사전 대처, 생산성 증가, 제품 혁신, 건강 관리 등에 활용된다.

디지털트윈은 2002년 미국 미시간대 마이클 그리브스 박사가 제품생명주기 관점에서 최초로 제안한 개념이다.

디지털트윈의 출발은 제조업에서 일찍부터 활용한 컴퓨터응용공학(CAE)이라 할 수 있다. CAE는 컴퓨터를 활용해 가상모델을 만들어 모의실험을 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 기술발달로 센서와 사물인터넷 기술 등이 더해지면서 현재와 같은 디지털트윈 기술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글로벌 리서치회사 마케츠앤드마케츠는 전 세계 디지털트윈 시장이 2020년 약 3조5000억원에서 2026년 54조2000억원으로 연평균 57.6%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조업에서 출발 에너지·물류로 확대 = 디지털트윈을 활용해 사업혁신을 이룬 대표적인 기업은 GE다.

GE는 자사가 생산하는 항공기 엔진, 발전소 터빈 등 모든 제품의 디지털트윈을 만들어 관리하고 있다. GE가 생산한 장비는 전세계 어디에 있더라도 원격으로 실시간 데이터가 GE로 모아진다. GE는 이렇게 모아진 데이터를 디지털트윈을 통해 분석해 상태와 고장 가능성 등을 고객들에게 알려준다. 이를 통해 GE 고객사는 장비 정비비용 절감은 물론 수명연장까지 이뤄내고 있다.

디지털트윈 기술은 제조에서 물류 도시관리 등으로 적용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글로벌 물류기업 DHL은 포장용기 생산기업 테트라팩과 함께 싱가포르에 디지털트윈 기술이 적용된 물류센터를 설립했다. 물류설비와 재고 상태를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시뮬레이션함으로써 생산성과 운영 효율성을 높였다. CJ대한통운도 최근 물류센터를 디지털트윈으로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2023년까지 AI와 알고리즘을 적용한 디지털트윈을 전체 현장으로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안전사고 대응시간 80.3% 줄어 = 세계 주요 국가들은 이미 주력산업과 기반시설 디지털전환을 위해 디지털트윈 관련 정책을 적극 추진 중이다.

우리 정부도 지난해 디지털트윈을 한국판 뉴딜 10대 대표사업으로 선정해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디지털트윈 실증사업과 핵심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국토부는 디지털트윈의 기반이 되는 공간정보구축을 추진중이다.

지차체는 스마트시티의 일환으로 다양한 모의실험을 통해 문제해결과 정책결정을 지원하는 '디지털 트윈 도시'를 추진한다. 서울시는 지난 4월 서울 전역을 가상공간에 복제한 디지털 트윈 3D 지도 '에스맵'(S-Map)을 완성했다.

한편 정부와 지자체가 추진한 시범 사업에서도 디지털트윈 효과가 증명됐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인천 남촌농산물시장, 안양 종합운동장, 순천의료원, 여수 예올마루 등 4개 공공시설물에 디지털트윈을 적용한 결과 안전사고 대응시간이 평균 80.3% 줄었다. 또 소재부품장비기업 3개에 디지털트윈을 적용한 결과 연간 생산비용이 평균 77억3000만원 줄고, 매출이 평균 28.9% 증가했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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