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초대석 │ 황금선 서울 용산구의원
상임위 회의서 종이컵 퇴출
선물은 포장 없이
"상임위원회 회의가 많잖아요. 물마시고 차 마시고…, 종이컵을 상당히 사용해요. 의원연구실에서처럼 텀블러나 개인컵을 사용하자고 제안했죠."
황금선(사진·더불어민주당·가선거구) 서울 용산구의원은 "의원님들이 흔쾌히 응해줘서 회의때마다 개인컵을 준비한다"고 말했다. 컵에는 아예 각 의원 이름과 함께 '용산구의회'를 새겼다.
남영·청파·효창동이 지역구인 황 의원은 복지전문가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유아교육과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뒤 어린이집을 운영했고 사회복지사이자 요양보호사이기도 하다. 하지만 의정활동은 '환경'에 집중하고 있다.
"냉장고 서랍이 일부 파손돼 교체한 적이 있어요. 서랍과 함께 덮개도 바꿔야 한다는 거예요. '멀쩡한 걸 왜 버려야 하냐'고 항의했더니 그게 원칙이래요."
새로 구입한 서랍은 전에 사용하던 덮개와도 아귀가 잘 맞았다. 황 의원은 "가격은 3만~4만원으로 비싸지 않지만 대기업부터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아 놀랍고 화가 났다"고 돌이켰다. 또한번 비슷한 경험을 하고 난 뒤 자연스럽게 생활 속 실천에 앞장섰고 의정활동과도 적극 연계하고 있다.
가족과 지인에 선물을 할 때 포장을 푸는 '설렘'을 없앤 지 오래다. 포장 없이 선물만 전한다. 백화점이나 마트에서도 선물포장이나 비닐·종이봉투 없이 물건만 가져온다. 황 의원은 "공공 기념품도 과대포장이 많다"며 "쓰레기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래도 쌓이는 종이봉투는 모았다가 지역구에 있는 구두수선대에 전달하고 비닐봉투도 그냥 분리배출하지 않고 빨래방 등을 이용할 때 재사용한다. 일회용 도시락을 먹는 대신 식당을 방문하고 매번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아오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황금선 의원은 "부지런해야 하고 체력과 시간 투자가 필요하다"며 "동네 빵집에 에코백을 들고온 주민을 본 적이 있는데 현장에서 박수를 쳐주지 못해 후회된다"고 웃었다.
지역 여성위원회에서 걸으며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을 하고 어린이집 원장들과 뜻을 모아 아이들에 친환경 습관을 길러주고 있다. 최근에는 음식물류 폐기물 감량기기를 아파트단지 이외 단독주택과 다세대주택에도 지원하도록 조례를 대표발의,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런 활동에 힘입어 지난해 민간단체에서 감사패를 받았다. 목재를 재활용한 패를 볼 때면 활동에 대한 의무감이 커진다. 황금선 용산구의원은 "기업과 공공에서 앞장서야 하지만 '내가 쓴 건 내가 치우겠다'는 주민들 의식변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