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10명 중 8명, 코로나 위기에도 재산 늘었다
289명 재산 신고, 174명 1년새 1억원 이상 늘어
다주택자 41명 … 68명 상가·오피스텔도 보유
국회의원 10명 중 8명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재산이 늘었고 174명은 1년만에 1억원 이상의 재산증가를 보였다. 국회의원들의 주요 재산 목록도 부동산이 차지했다. 다주택 국회의원이 41명에 달했다. 서울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등 이른바 강남 3구에 집을 보유하고 있는 의원은 47명이었다.
31일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2021년 말 기준 국회의원 재산변동사항에 따르면 국회의원 289명 중 다주택자(본인·배우자 명의 기준)는 41명이었다. 비율로는 전체의 14.1%다. 정당별로는 국민의힘 28명, 더불어민주당 10명, 무소속 3명 순이었다. 최다 주택 보유자는 총 3채를 보유한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국민의힘 이주환·이헌승, 무소속 김홍걸·양정숙 의원 등 5명이었다.
강남 3구에 주택을 보유한 국회의원은 47명으로, 전체의 16.2%였다. 정당별로 보면 국민의힘 의원이 27명으로 가장 많았다. 더불어민주당이 16명, 무소속이 4명으로 뒤를 이었다. 강남 3구 최다 주택 보유자는 국민의힘 송언석·무소속 양정숙 의원으로 각각 2채를 신고했다.
주택 외에 상가 건물이나 근린생활시설(오피스텔 포함) 등을 함께 가진 의원은 68명이었다.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총 23억원 상당의 사무실 12개를 보유했다. 모두 여의도에 있는 같은 건물 사무실이었다.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은 130억원 상당의 부산 금정구 공장과 근린생활시설, 오피스텔 등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문제 의원들 재산 증가 = 부동산 문제로 검찰에 넘겨진 의원들의 재산이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부동산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보인다.
과수원 토지보상금을 과다하게 지급받았다는 의혹으로 검찰에 송치된 국민의힘 강기윤(창원시 성산구) 의원이 신고한 재산총액은 135억4000여만 원이다. 전년보다 20억1000여만 원가량 늘어난 것이다.
산지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국민의힘 한무경 의원은 재산총액으로 138억여 원을 신고했다. 1년 만에 9억4000여만원이 증가했다. 부동산 문제로 검찰에 송치된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도 전년보다 5억3000여만 원 늘어난 49억여 원을 재산총액으로 신고했다.
부천 토지를 매입하면서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송치된 민주당 김경협 의원은 전년보다 4억여원 늘어난 총 15억여 원을, 농지법 위반 혐의로 송치된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은 전년보다 2900여만원 늘어난 16억여 원을 신고했다. 각각 '재산 편법증여', '피감기관 공사수주' 의혹으로 국민의힘을 탈당했다가 복당한 전봉민·박덕흠 의원은 재산총액도 전체 국회의원 가운데 1·2위에 랭크됐다.
전봉민 의원이 신고한 재산총액은 1060억 원가량이다. 1년 새 151억여원이 늘었다. 박덕흠 의원이 신고한 재산총액은 672억여 원이다. 1년 새 재산이 112억여 원 늘었다. 21대 국회 개원 당시 부동산 등 자산 부실신고 문제로 논란을 빚은 무소속 김홍걸 의원은 60억3000여만 원을 신고했다. 강남구 아파트를 편법 증여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차남은 독립생계 유지를 이유로 고지 거부했다.
청와대 대변인 시절 서울 동작구 흑석동 재개발 지역의 복합건물을 사들여, 투기·특혜 대출 의혹을 받았던 민주당 김의겸 의원은 15억여 원을 신고했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후원금 회계 누락 의혹 등에 휩싸였던 민주당 윤미향 의원은 4억9000여만 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윤 의원은 생활비와 지출이 늘어 3700여만 원의 재산이 줄었다고 신고했다.
해외 투자도 확인됐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은 'GlobalXChinaConsumerBrandETF'(2000주), 'GlobalXChinaElectric VehicleETF'(3000주), 'GlobalX e-CommerceJapan' (1000주), SMIC(2000주), 넷플릭스(84주) 등을 보유했다. 테슬라 주식 308주를 보유한 민주당 윤영찬 의원, 아마존 닷컴 24주와 알파벳A 20주를 보유한 같은 당 조응천 의원, 2029년 만기인 브라질국채 12만주를 산 같은 당 윤준병 의원도 눈길을 끌었다.
◆윤상현, 227억 증가 =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위기가 2년째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국회의원 289명 가운데 1년 전보다 재산이 늘어난 의원은 240명(83.0%)이다. 재산이 1억 원 이상 불어난 의원은 176명이다.
1년 사이에 자산이 가장 많이 불어난 의원은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으로, 227억8402만 원이 증가했다고 신고했다. 상장주식과 비상장 주식 가액 변동 등을 주요 이유로 들었다. 국민의힘 전봉민 의원은 151억3490만원 증가했다. 비상장주식의 평가액 상승 등이 이유다.
같은 당 박덕흠 의원은 112억4991만원 증가했다. 백지신탁 해지로 인한 비상장주식 등록 등이 주요 이유였다. 이 밖에 민주당 임종성, 국민의힘 강기윤, 민주당 홍익표 의원 등이 10억 원 넘는 증가폭을 신고했다.
재산증가 상위 세 명은 재산총액에서도 1∼3위를 차지했다.
전봉민 의원이 가장 많은 1065억5578만원을 신고했고, 박덕흠 의원이 672억3846만원, 윤상현 의원이 577억9295만원을 신고해 뒤를 이었다. 민주당 박정(458억1482만원), 국민의힘 백종헌(265억7499만원), 김은혜(225억3183만원), 한무경(138억6658만원), 강기윤(135억4270만원) 의원 등이 100억원 넘는 자산을 보유해 차례로 4∼8위에 올랐다.
신고액이 500억원 이상인 3명(전봉민 박덕흠 윤상현 의원)을 뺀 286명의 재산 평균은 23억8254만원이다. 전년도 평균인 23억6136만원보다 2118만원(0.8%) 늘어났다.
재산 규모별로는 50억원 이상 자산가가 28명(9.7%)이었고, 20억원 이상∼50억원 미만이 76명(26.3%), 10억원 이상∼20억원 미만이 94명(32.5%)이었다. 또 5억원 이상∼10억원 미만이 60명(20.8%), 5억원 미만이 31명(10.7%) 등이다.
한편, 재산이 감소한 의원은 49명으로 전체의 17.0%였다. 민주당 진선미 의원은 마이너스 재산(-9억8630만원)을 신고해 지난해에 이어 최하위를 기록했다. 같은 당 김민석 의원(-2억6475만원)과 강선우 의원(-1억4464만원)도 마이너스 재산을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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