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7기를 빛낸 지자체 정책 | 서울 관악구 '관악S밸리'
창업 불모지, 신생벤처기업 요람으로
서울대 인재·기술+200억 펀드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발돋움"
"최근 문을 연 창업보육공간에 입주할 기업을 모집했어요. 일곱 자리가 있는데 181곳이 몰렸어요. 이제는 창업생태계가 갖춰졌다고 봅니다."
서울 관악구 대학동 '창업히어로(HERE-RO) 3'. '창업하려면 여기로'를 뜻하는 공간은 83명 일자리를 만들어낸 15개 초기기업 둥지이자 학생들을 위한 4차 산업혁명 기술 교육을 진행하는 창업보육시설이다. 박준희 구청장은 "코로나19 와중에도 초기기업들이 다양한 방면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며 "기업가치가 1조원이 넘는 유니콘기업도 곧 탄생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6일 관악구에 따르면 민선 7기 들어 힘을 실어 추진하고 있는 '관악S밸리'가 모양새를 드러내면서 창업 불모지였던 지역이 벤처창업 요람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주민 10명 중 4명이 청년이고 국내 최고의 대학이 자리하고 있는 특성을 십분 활용, 청년들이 살면서 일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의 물꼬를 트도록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초기기업 지원을 강화한 덕분이다.
고시촌을 중심으로 한 지역경제가 사법시험 폐지로 멈추다시피 했다. 청년들의 관악살이도 길지 않았다. 박 구청장이 '경제구청장'을 내걸고 S밸리 밑그림을 그린 이유다. S는 스타트업 스타 서울대 모두를 뜻한다.
유수 대학의 풍부한 인력과 기술력이 바탕이 된 미국과 중국의 기업도시 실리콘밸리와 중관춘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마중물이 될 '돈'은 다른 주머니에서 끌어와야 했다. 박 구청장은 "너무 절실했기에 과감히 공약을 했다"고 당시를 돌이켰다.
서울대가 핵심이었다. 관악에 있긴 하지만 지역과는 동떨어진 상태였다. 그 시설과 인력이 지역으로 나와 첨단 산업을 이끌면 지역경제에도 동기부여가 된다며 협업을 제안했다. 박 구청장은 "스탠포드 출신으로 대학과 도시가 연계한 창업 지형을 잘 이해하고 있는 오세정 총장이 공감, 서울대가 함께 해준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2019년 서울시 캠퍼스타운 사업에 선정되면서 대학동과 낙성대동 일대에 창업히어로 5곳을 확보했다. 서울대의 인력과 기술력 네트워크를 활용해 창업과 지역상생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공간이다. 민간기업도 관악에 눈을 돌렸다. KT KB금융지주와 연계한 '관악S밸리 스타트업센터', 우리금융지주 '디노랩 제2센터'다.
저렴한 업무공간과 다양한 역량지원 과정에 자금을 더했다. 200억원 규모 창업지원펀드가 대표적이다. 창업 7년 이내 기업을 위한 자금인데 10억원 이상은 지역 기업에 할당해야 한다. 서울대와 기업·금융기관도 함께 하겠다며 협약을 맺었다.
3월 현재 13개 창업지원시설에 112개 기업이 입주, 청년 711명이 활동하고 있다. 매출과 투자유치 성과는 각각 219억원과 626억원이다. 정부는 2011년 이후 10년만에 낙성대·대학동 일대를 벤처기업육성촉진지구로 지정했다.
올해는 3개 시설을 추가하고 S밸리 전용 펀드를 조성해 초기기업이 보다 안정적으로 자리잡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경전철 신림선 서울대벤처타운역 일대에 기부채납으로 공간을 확보하면 1000개 이상 벤처·창업기업이 입주할 수 있다"며 "전국에서 청년과 창업기업이 모이는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