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용 경유, 차량용으로 속여 팔아

2022-04-13 11:21:32 게재

경찰 "15억원 불법이익"

선박용 경유를 사들여 탈색한 뒤 차량용 경유처럼 보이게 해 판매·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12일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한국석유관리원과 공조해 2020년 2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가짜' 차량용 경유를 팔아 15억원 상당의 이익을 본 일당 50명을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 이들 중 공급·알선·유통 등 주요 역할을 한 4명은 구속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전남 여수시 오동도 인근 해상에서 선박용 경유를 리터(ℓ)당 400원에 150만ℓ를 사들였다.

이후 전남 구례군 유류저장소에서 선박용 경유 특유의 붉은 색을 없애기 위해 탈색하고 일반 경유와 1대 2 비율로 섞어 가짜 경유를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이렇게 만든 가짜 경유 500만ℓ를 대구, 경북, 충남, 충북, 전북 등 전국 21개 주유소와 공모해 ℓ당 1400원에 판 것으로 드러났다. 총 판매액은 15억원이다.

경찰에 따르면 선박용 경유는 일반 경유의 최대 50배에 달하는 황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미세먼지 유발 등 환경오염 정도가 심하다. 경찰은 일당이 팔고 남은 가짜 경유 가운데 13만ℓ를 폐기 처분했다.

경찰 관계자는 "관계기관 협업을 통해 가짜 석유제품 제작·유통 사범을 지속적으로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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