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7기 빛낸 지자체 정책│ 서울 마포구 '500만 그루 나무심기'

기념일마다 1그루 … 159만명에 산소공급

2022-04-15 11:42:02 게재

3년여만에 목표치 46% 달성

미세먼지저감·탄소중립 기여

"실내에서도 공원에 있는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만지지 마세요' 이런 문구는 붙이지 말라고 했습니다. 주민들 공간인데 마음껏 만지고 살펴야죠."

서울 마포구 성산동 마포구청에 들어서면 이끼옷을 입은 커다란 기둥과 벅면을 타고 올라간 식물부터 눈에 들어온다. 지하층에도 햇빛을 따라 몸을 뻗은 커다란 나무 주변으로 풀꽃이 조화로운 정원과 쉼터가 자리잡고 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이어지는 1300㎡ 규모 '실내정원'이다. 유동균 구청장은 "볕이 잘 들고 여유공간이 있는 다른 곳에도 나무나 식물을 심어보자"며 또다른 '빈틈'을 찾느라 여념이 없다.

15일 마포구에 따르면 민선 7기 대표성과 중 하나는 '500만 그루 나무심기'다. 유 구청장이 취임하던 2018년 주민소통창구인 마포1번가에 제안된 내용을 발전시켰는데 최근 정부와 지자체가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산림청은 50년간 30억 그루를 심겠다는 계획을 지난해 발표했다.

미세먼지와 기록적인 폭염, 도심 열섬현상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목표에도 불구하고 물리적인 숫자에 내부에서도 의구심을 제기했다. 유 구청장은 "축구장 16개만한 땅이 필요하다고 하더라"고 돌이켰다. "그게 되겠냐"는 지적에 "공간이 없으면 머리에라도 심겠다"고 일축하고 빈 땅을 찾았다.

'주민참여' '거리녹지 확충' '생활권녹지 확충' '민간주도' 4대 전략을 수립했다. 무엇보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노력을 기울였다. 유 구청장은 "생일 입학 졸업 승진 등 기념일마다 개인과 가족 사연을 담은 나무를 심고 이름표를 붙여 꾸준히 가꾸도록 한 '1가구 1나무 가꾸기'에 대한 호응이 크다"고 설명했다. 나무가 안착할 지형과 토양은 물론 동네와 어울리는 나무를 전문가들이 추천해주는데 이웃 자치구 주민들도 신청할 정도로 인기다.

"소공원을 지나다가 나무를 쓰다듬으면서 이야기하는 아이들을 봤습니다. 생수를 막 부어요. 알고 보니 아이들 이름표가 붙은 나무였어요."

유동균 마포구청장이 청사 내 실내정원 앞에서 500만 그루 나무심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마포구 제공


유동균 구청장은 "먼저 떠난 아들을 위해 꽃나무를 심고 가꾸는 주민 사연에는 눈물도 났다"며 "어려서부터 자연과 접하게 되고 정서적 안정과 치유에 도움이 되는 등 생각지 못했던 효과까지 얻고 있다"고 말했다.

식목일을 앞두고는 동별 릴레이 나무심기를 한다. 올해도 지난달 말 16개 동 주민들이 집 근처 공원과 녹지에 5000그루 이상을 심어 한층 풍성하게 만들었다. 신촌로를 비롯해 쌍룡산근린공원 토정어린이공원 양화진역사공원 등이 더 푸르러진다.

단체와 기업 동참도 잇따른다. 2020년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서울산업진흥원 등과 함께 매봉산과 문화비축기지에 '서울챌린지숲'과 '미세먼지 저감숲'을 조성했고 지난해에는 마켓걸리와 새마을금고가 '도시숲'을 보탰다. 대한한공과 생명의숲이 경의선숲길 3단계 조성에 함께 하는 등 12개 기업에서 9억원 가량을 유치해 예산을 아끼고 숲을 키웠다.

2027년까지 목표를 잡았는데 3월 현재 46%를 달성했다. 미세먼지 81만톤을 줄이고 성인 159만명에 산소를 공급하는 것과 맞먹는 효과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절반 이상은 주민·기업참여 결과물"이라며 "미래세대의 미래세대까지 좋은 기후 속에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꾸준히 나무를 심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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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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