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재건축, 공정률 52%인데 공사 전면 중단

2022-04-15 10:43:35 게재

시공사-조합 갈등 폭발

16일 조합원 총회 개최

시공사 계약 해지 운명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15일부터 전면중단됐다.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롯데건설로 구성된 시공사업단은 15일 "조합은 설계도서 제공 지연, PVC창호 확정지연 등으로 9개월이 넘는 공기를 지연시켰다"며 "조합은 공사의 근거가 되는 공사도급변경계약 자체를 부정하고 있어 더 이상 공사를 지속할 계약적 법률적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공정률 52%의 사상 최대 규모 재건축사업은 16일 열리는 조합원 총회에서 향배가 결정된다. 둔촌주공재건축조합은 전임 조합 집행부가 맺은 공사변경계약이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2020년 6월 25일 전임 조합 집행부는 공사비 2조6000억원을 3조2000억원으로 증액하고, 1만1106가구에서 상가포함 1만2032가구로 변경하는 계약을 시공사업단과 체결했다. 현 조합은 이 계약이 무효라며 3월 21일 서울동부지법에 공사비 증액 변경계약 무효소송을 냈다.

조합은 16일 총회를 열어 시공사 계약을 취소하는 안건을 처리한다. 양측의 갈등은 결과와 무관하게 조합원들만 피해를 보고 끝날 것으로 예측된다. 조합은 금융권으로부터 1조2800억원의 이주비 대출을 받았다. 사업비 대출 7000억원까지 포함하면 대출규모는 2조원으로 연 이자부담만 800억원이다. 조합원들이 분담금으로 막아야 할 금액이다.

시공사를 바꾼다고 해도 피해는 크다. 조합은 시공사업단에 공사비 정산을 해줘야 하는데 정산액이 2조5000억원이다. 새로운 시공사를 선정해도 늦어진 공사기간으로 인한 이자비용과 조합원의 이주 기간이 늘어나는데 따른 피해가 또 발생한다.

공사가 지연되면서 자재값과 인건비 인상에 따른 계약금액 변경 가능성도 남아있다. 최근 물가변동으로 각종 건자재 가격이 인상되면서 시공사들의 공사비 인상 요구가 폭증하고 있다는 점도 조합에는 부담이다.

조합 내부에서는 현 시공사업단과 사업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 건설사 정비사업 담당 부장은 "조합원들은 분담금 증액을 가장 꺼려하지 때문에 더 이상 추가 분담금 발생해서는 안된다는 불안감이 깔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김성배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