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 분양일정 줄줄이 지연

2022-04-26 10:55:11 게재

1~2월 주택 착공 36% 감소

주택공급 계획 수정 필요

서울 주요 주택정비사업 단지에서 조합과 시공사 갈등이 커지면서 분양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서울 주요 주택공급망인 정비사업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공급계획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주택정비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이문1·3구역, 잠실진주, 신반포15차 등에서 시공사와 갈등으로 분양이 지연되고 있다. 올해 서울에 공급되는 아파트 4만7272가구 중 60% 정도인 2만8000여가구가 공급 차질을 빚는 셈이다.

1만2032가구가 공급되는 대규모 단지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가 중단됐다. 시공사업단과 공사비 증액 문제로 갈등을 빚다 법적 분쟁까지 이어지고 있다.

2678가구로 조성될 예정인 송파구 신천동 잠실진주 아파트 재건축도 분양이 늦어지고 있다. 공사 현장에서 삼국시대 문화재가 대거 발견돼 정밀 발굴조사가 이뤄지는데다 시공사업단과의 분쟁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잠실진주 재건축조합측은 광주에서 공사 중 붕괴사고를 낸 HDC현대산업개발과 시공계약을 취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단지는 HDC현대산업개발과 삼성물산이 공동 시공사로 선정됐지만, 시공계약을 파기하면 양사 모두 계약이 해지된다. 계약 해지 후에도 시공사와 손해배상소송 등 법적 분쟁을 넘어야 해 주택공급은 당분간 어렵게 된다.

강북지역에서 대규모 공급예정인 이문1구역과 3구역도 분양이 지연되고 있다. 설계 변경과 분양가 미확정으로 일반분양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문3구역은 잠실진주아파트와 같은 HDC현대산업개발 시공사 선정 계약 해지 등의 안건을 논의 중이다.

이들 단지에서 계약이 파기될 경우 건자잿값 급등에 따라 공사비 계약금액은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주택정비업계에서는 조합측이 쉽게 계약 해지를 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건자잿값 폭등으로 전국 건설현장에서는 착공 자체를 미루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2월 전국에서 착공된 주택은 4만4352채로 전년 동기(7만288채)에 비해 36.9% 감소했다. 이미 공사를 시작한 현장들도 골조공사 전문업체들의 납품단가 인상과 공사중단 압박으로 공기가 지연되고 있어 향후 주택공급 계획도 대폭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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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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